한국 사회의 ‘가족’이 급속히 해체되고 있다.
대가족이 소가족이 된 지 오래더니 이제는 핵가족마저 분열돼 혼자 살거나 겨우 2인이 사는 ‘초핵가족’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에 따라 혼자 살다 혼자 밥해 먹다 혼자 죽는 이른바 ‘고독사(孤獨死)’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 올랐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10 인구주택총조사’ 가구·주택부문 전수집계 결과는 한국 사회의 가족이 급속히 해체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 가구 유형이 ‘4인 가구’에서 5년만에 ‘2인 이하 가구’로 변화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1,733만9,000가구 중 2인 가구 비율이 24.3%(420만5,000가구)로 가장 많았다. 2005년까지만 해도 4인 가구가 대표 유형이었지만 5년 만에 2인 가구가 ‘대세’가 된 것이다.
1인가구도 전체의 23.9%를 차지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1인 가구 비율은 5년 전 20.0%에서 23.9%로 높아졌다.
4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2000년 31.1% 2005년 27.0%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22.5%로 비중이 뚝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1~2인가구가 급속히 증가한 것은 아이들이 유학, 결혼 등으로 떠나가고 부부만 남은 이른바 ‘빈둥지(empty nest)’ 가정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해외유학이다 뭐다 하여 부모중 한 쪽이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 버린 이른바 ‘기러기 가족’이 늘어난 것도 1~2인 가구의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아예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이나 애완동물하고 같이 사는 ‘딩펫족(부부+애완동물)’도 늘어나는 추세다.
결혼 5년차인 전모씨(37)는 대표적인 딩펫족으로 “아내가 결혼할 때 처가에서 데려온 강아지 ‘행복이’가 우리 아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혼으로 인해 편부모와 미혼자녀로 구성된 가구 비율도 급증했다. 지난해 ‘모+미혼자녀’ 가구는 5년간 16만4,000가구(15.1%) 늘었고, 아버지와 함께 사는 경우도 6만가구(21.1%) 증가했다.
이와 함께 고령화사회의 진전으로 혼자사는 독거노인이 늘고 있고, 이혼, 만혼, 취업, 취학등으로 인한 외로운 독거남, 독거녀들이 늘고 있는 것도 1~2가구의 증가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70세 이상 독거노인 가구 수가 지난해 79만3,000가구로 5년 전보다 44.7% 늘어나 1인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2%로 확대됐다.
이 같은 사회 현상에 대해 한국관광문화발전연구소 관계자는 “일본처럼 한국에서도 전통적인 유대사회는 이미 찾아 볼 수 없게 됐다”며 “모두가 같이 모여 잘 살게 될 미래를 꿈꾸며 현실을 떠나 가지만 이들이 같이 모여 살게 될 날은 일본처럼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전체 가구수의 30%가 1인 단독가구로 ‘혼자 살다 혼자 밥먹다 혼자 죽는’ 대표적인 ‘고독사회’다.
양미리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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