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왜? 무엇을 위해 강제로 종교를 바꾸게 하는가?

지난 21일 광주 금남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이정우, 이하 강피연 광주전남지부)는 사망과 인권유린의 폐해를 일으키는 강제개종교육의 불법성을 알리고 ‘강제개종 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전남 화순에 있는 모 펜션에서 구○○씨의 딸 구지인씨(27세)가 가족 간의 종교와 관련된 다툼 끝에 부모에 의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해 세간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과 달리 단순한 가족 간 갈등 문제가 아니라 사건의 배후에 개종목사가 있었고, 개종목사가 강제개종교육을 위해 그 가족을 사주해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한다.

가족 간에도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간혹 다툼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테면 부모의 제사 문제에 있어 제사를 지내야 하는가? 또 절을 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의 경우인데 그런 경우 자기 종교의 방식대로 한다든지 합의하에 나름의 방식에 따르는 경우는 있어도 가족 간에 상대방의 종교를 바꾸도록 강제개종교육을 하고 그것 때문에 목숨을 잃는 일이 일어났다는 것은 종교적 마타도어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강제개종피해인권연대 광주전남지부(지부장 이정우, 이하 강피연 광주전남지부)에 의하면 이번 사건은 개종목사가 강제로 개종교육을 한다는 명분으로 그 가족을 앞세워 특정 개종교육장소로 납치 감금하고, 협박과 폭행을 하는 등 인권유린 행위의 결과로 이것은 심각한 인권침해이자 사회적 문제임을 알리기 위한 취지로 마련했단다.

한편 숨진 구지인씨는 지난 2016년 7월에도 개종목사의 사주를 받은 가족에 의해 전남 장성 모 수도원에 감금되어 44일 동안 감시를 받으며 개종목사에게 강제개종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었으나 그 이후 다행히 원만한 가정생활을 하던 중에 끈질긴 개종목사들의 사주로 인해 다시 또 화순의 펜션에 감금당했고 개종교육을 거부하다가 부모에 의해 죽음에 이르게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피연은 지난 2003년부터 2015년 3월까지 약 9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서 피해자 중 55%가 교육 당시 협박과 세뇌를 당했다고 주장했으며, 52%는 감금을 당했다고 호소했고, 또 납치를 당해 끌려갔다고 밝힌 피해자도 42%에 달했다고 하며, 심지어 개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적으로 정신병원에 입원을 당한 피해자도 2%(10명)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주장했다.

강피연 광주전남지부의 주장에 따르면 “개종목사들은 피해자의 가족을 이용해 자신들의 사주 행위가 처벌을 받지 않도록 증거를 남기지 않는 방법으로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고 있다”고 밝히며, 이날 ‘강제개종금지 특별법’ 제정을 촉구 하는 한편 피해자들의 증언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증거불충분 등의 이유로 미온적 수사를 하는 경찰에 대한 항의 및 공정한 수사를 강력하게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강피연(강제개종교육피해자연대) 회원과 시민 등 3만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고(故) 구지인씨를 추모행사에 이어 강제개종교육 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이번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 강제개종목사들을 처벌해 달라는 목소리가 광주 금남로에 가득 울려 퍼졌다.

이어 ‘종교자유 말살하는 강제개종목사 구속하라’ ‘납치감금 인권유린 강제개종교육 중단하라’ 등의 피켓과 만장을 들고 금남로 일대를 통과하는 ‘강제개종 금지법 제정’ 촉구 걷기대회와 광주교에 마련된 故 구지인씨의 분향소 분향을 끝으로 추모행사를 마쳤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트윗하기

이상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