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상에 빛나는 전주기접놀이, 2018년 백중정기공연

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속을 추구하는 전주기접놀이의 ‘2018년 백중 정기공연’이 지난 8월 25일 10시부터 18시까지 전주시 삼천동2가 비아마을 일원에서 열렸다.

비아마을의 공터에 마련된 공연장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는 창설된 이래 매년 백중정기공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올해는 계룡산(桂龍山)자락의 비아마을이 주최마을로 마을 좌상 유방희(81, 전주시 삼천동)의 지휘아래 공연장을 마련하고, 수백명분의 음식을 장만 하는 등 준비과정부터 전통방식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아마을의 당산나무 앞에서 벌어진 용기고사

소그룹 별 경연이 펼쳐져 비아, 계수, 함띠, 신명이 등이 참여

이창근(82, 비아마을 좌장)은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마련부터 음식 장만까지 진두지휘

이날 백중공연을 기획한 심영배(64, 전주기접놀이 대표)는 이번 백중 공연의 기획의도는 “보존회 창립 후 20 여 년 동안 굽이굽이 쌓인 갈등으로 인해 기접놀이와 척을 진 사람들까지 초대해 구원(構怨)을 풀고 대동 한마당을 이루어 앞으로 기접활동을 함께 하자”는 것으로 큰 성과를 거둬 큰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자연마을에 마련한 야외 공연장, 경로당, 실제 벼농사를 짓고 있는 논 등을 오가는 짧지 않은 동선(動線)과 8시간이라는 긴 행사시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과 참여자들이 지루할 틈이 없는 매끄러운 행사진행으로 호평을 받았는데 이는 수차례 이사회와 운영위원회를 개최해가며 세심하게 준비한 덕분이라고 관계자가 밝혔다.

행사장에는 거동이 자유롭지 못한 어르신들이 무리지어 입장하곤 했는데 이는 버스를 동원해 전주시 인근의 신덕, 호동, 함띠, 용산, 정동, 하봉 등 자연마을에서 일일이 모셔온 것이라고 한다.

전주시 인근의 신덕, 호동, 함띠, 용산, 정동, 하봉 등 자연마을에서 일일이 모셔온 노인들

큰 명절의 하나였던 백중절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는 어르신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여느 행사장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라고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전통의 원형 보존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전주기접놀이의 이날 백중행사는 오후 2시부터 마지막 김매기인 ‘만두레’를 실제 논에서 재현해 이날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귀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원형을 보존하려 애쓰는 전주기접놀이 보존회의 백중공연

이는 전주기접놀이의 백중 정기공연의 전통으로 이날 논을 제공한 논주인 유기태(60, 전주시 삼천동)는 “만두레를 재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기꺼이 내 논에서 하라고 했다.”며 “내가 농사를 지며 내 논에 사람들이 제일 많이 온 날”일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날 행사장에는 3대 단원으로 유명한 이순자(72, 할머니), 이숙현(39, 며느리), 박리예나(8, 누나), 박태산(7, 남동생) 등이 행사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행사진행에 바쁜 엄마 이숙현(39, 전주기접놀이사무국장)을 모처럼 만나 어리광에 한창인 태산이

참여하는 전주기접놀이 공연장 마다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귀여움을 한 몸에 받는 박태산군은 긴 행사시간에도 시종일관 자리를 지키며 행사에 참여해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전주기접놀이보전회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세가지를 버킷리스트처럼 말씀 하시곤 하던 구순(九旬)의 임양원(92, [사]전주기접놀이보존회장)은 이날 “내가 기접놀이 회장으로서 꼭 이루고 싶은 세가지는 한국민속예술축제 대통령상 수상, 문화재 지정, 전수관 건립인데 이미 두가지는 달성했고 전수관 건립도 여러분도 알다시피 착착 진행되고 있어 아마도 내년 때쯤이면 완성되지 않을까 한다”며 “이제 전수관이 완성되면 위대한 기접놀이를 후손에게 잘 물려줘 땅에 떨어진 인륜(人倫)을 다시 일으키자”고 역설했다.

구순(九旬)의 임회장님과 삼색띠 고깔

구순(九旬)의 임양원회장(92, 전주기접놀이보존회장)

별도로 시나리오를 마련하지 않고 전승되는 대로 대통령상 수상과 전라북도 무형문화재가 된 전주기접놀이는 이날도 관객과 출연진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대동마당으로 장장 8시간 계속된 2018년 백중정기공연을 마쳤다.

대동 전래되는 그대로 기접놀이 공연은 늘 대동한마당을 끝으로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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