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상은 5000년부터 밭을 일궈 농사을 지은 것으로 나타나 학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시기는 고대 메소포타미아나 이집트, 인더스와 갠지스강 주변 등지에서 인류 최초로 농사를 지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5000여년 전, 한반도의 신석기인들이 동해안에서 조와 기장 등 밭작물을 재배한 유적이 발견됐다.
연구소는 지난 26일 강원도 고성군 문암진리에서 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신석기 시대 밭 유적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흔적은 1260㎡에 이르는 모래밭으로, 2개 층으로 나뉘어 있다. 신석기인은 여기서 돌괭이, 뒤지개로 조와 기장을 재배했고, 이를 빗살무늬토기에 보관했다. 동해를 바로 등진 구릉 일대에는 집을 지어 해풍을 피했다.
연구소측은 하층 밭의 경우 토양(모래) 시료를 특수기법으로 연대 측정한 결과 약 5000~5700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한반도에서는 황해도 지탑리, 평양 남경 유적, 경기 가현리 토탄층 등지의 신석기 유적에서 탄화된 조, 기장, 볍씨 등이 확인됐지만 밭 유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가장 오래된 밭 유적은 청동기 시대(BC 1500∼BC 400년)에 그친다.
고성에서의 이번 발견은 한반도 농경의 시작이 신석기 시대부터임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이어서 그간의 논란을 종식시킬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학계에서는 ‘신석기 후반부터 조와 기장 재배가 시작됐지만 신석기 시대엔 수렵과 어로 위주였고 청동기 시대부터 본격 농경이 시작됐다’ 는 절충안을 택하고 있었다.
강민규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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