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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학원폭력의 매는 어른들이 맞아야 한다


학교폭력이 갈수록 흉포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형사처벌대상을 중1 나이인 만13세로 낮추기로 했다. 그런다고 개선이 될까? 

학교폭력의 실태를 보자. 대부분의 학교폭력은 집단성을 띈다. 피해 대상이 된 학생은 대개 한 두 명인데 그들을 괴롭히는 학생은 집단화된 다수이다. 그러니 피해학생은 혼자 힘으로는 벗어 날 수 없다.

부모는 아이가 피해를 당하고 있는 줄 모르는 경우도 많다. 편부모면 더 더욱 그렇다. 부모가 어슬프게 나섰다가 안 되면 더 큰 피해를 당할까 봐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경험해 본 친구나 선배들은 참고 당하는 것이 나을 거라 충고하고 있다.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니 안 들을 도리가 없다.

근본적인 책임은 학교 측에 있다. 피해학생의 편은 엄마와 아버지 두 명인데 가해 학생들의 부모는 수 십 명이다. 가해학생들의 부모들은 악마가 아니다. 그냥 선량한 일반시민이고 또 배경이 좋은 사람들도 많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기 자녀의 처벌을 막으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도 자식사랑이라 강력하다. 

가해학생의 부모들은 같은 입장이라 단합도 잘 된다. 부모 뿐만 아니라 친인척들도 그런 경우는 발 벗고 나선다. 반면 피해 학생의 친인척들은 말려드는 것이 싫어 소극적이다. 청소년 문제에 끼어 들었다가 보복 당하는 어른들도 많으니 맞아 줄을 각오가 아니면 외면할 수 밖에 없다.

가해학생들의 부모나 친지들은 지도교사나 교장에게도 집단적 압력을 행사한다. 학교 측에서도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피해학생과 보호자에게 화해나 용서를 종용한다. 그러니 사건의 발생 시점부터 피해학생이나 부모는 숫적 열세를 극복하기 어렵다. 

교장이나 지도교사에게 기대하면 피해학생의 피해만 더 커진다. 그러니 경찰서로 가서 피해 사실을 신고하고 고발을 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거기서도 가해자들의 부모들이 뭉쳐서 대응하고 있다. 의도적인 집단폭력이라 처벌이 셀 것 같아도 조사과정에서 빠져 나갈 건 다 빠져 나간다.

가해자 측도 처음엔 미안해 하고 사과를 한다. 그러나 쉽게 합의가 안 되면 금방 감정적으로 돌변한다. 말이 오가다 기분이 나빠지면 순간 공수가 바뀐다. 더 끌어 봤자 피해자측은 더 고립될 뿐이다. 세월호 사건에서 보 듯이 피해자가 더 힘들다.

청소년 폭력은 비행청소년의 단순한 개인적 일탈 현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다. 어른들의 모럴 해저드와 별개가 아니다. 객관화시켜 놓고 보니 너무 끔찍하게 보이는 것일 뿐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이다.

지난 번 패스트트랙으로 여야가 충돌했을 때 가해자들도 맞고소하고 나왔고 검찰도 기계적 균형에 맞춘 듯이 여야를 다 기소하였다. 아니 실제 소환조사는 피해자로 보였던 여당에 집중되었다. 권력 있는 의원들도 피곤해 하는데 일반 서민들이 제대로 대처할 수 없다. 더구나 학원 폭력은 가해자가 다수이니 고약하기도 하고 교묘하기도 하다.

이번 교육부의 방침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대책은 너무 미흡해 보인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사회 전체에 있다. 학교 교육이 입시와 성적에 맞춰져 있다. 약자의 배려에 인색하다. 

교육부 혼자서는 버거운 문제일 수도 있다. 교육부 장관은 부총리급이지만 우수인력의 확보라는 국가시책 때문일 거다. 그 과정에 나온 부작용을 막으라고 준 권한이 아닐 지도 모르겠다.

청소년들이 무리를 지어 범행을 해도 언제부턴가 아무도 나서지 못 한다. 그들도 죄책감이 없으니 제 일 아니면 외면하는 게 최선이다. 그러고도 저절로 해결되길 바라는 건 미신이다.

학교폭력은 복합적인 문제이다. 원인이 복합적이면 대책도 복합적이어야 한다. 이 땅에서 어른들이 수십 년 동안 만들어 왔던 부조리가 어린 세대에 반영되어 나타 난 것이다. 그러니 단기 처방이 약이 되지 못 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바르게 바꿔내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을 문제라 봐야 한다. 물질만능주의에 빠진 기성세대를 향한 조롱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른들이 먼저 머리를 박고 반성하며 나서야 한다.

우리 청소년들은 가해자건 피해자건 정서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아니 어쩌면 어른이든 아이들이든 우리 모두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것 같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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