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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흘러 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한다

전광훈은 시끄러웠다. 그러나 의미도 없었고 기억할 만한 말도 없었다. 현직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지만 그의 비판은 구체성이 결여되었다. 

여권 최고의 이미지를 훼손해서 자기의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려는 이기적 심산으로 보인다. 제1 야당 대표와 공조했던 걸 보면 자기 입맛에 맞는 정치세력에 힘을 실어 주려는 이타적(?) 동기라 볼 수도 있겠으나 조력자 답지 않게 목에 힘이 너무 들어 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합법적 절차로 당선되었고 임기 후반까지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비판 여론도 적지 않지만 국격을 손상시키는 전광훈의 행세는 중도층의 지지를 받기는 어렵다. 

더구나 그는 급이 다르다. 국회의원까지야 어떻게 될 수도 있겠지만 국가대표급으론 어림없다. 급이 다르면 그야말로 까부는 거다. 그러기에 대통령에 대한 직격탄은 득실을 잘 계산해야 했었다. 문대통령은 공격해서 이익을 보기 어려운 상대이다. 싸움을 걸어 봤자 시쳇말로 각이 잘 안 나온다. 여태 야권은 상대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분석도 없이 데시벨만 높이고 있었다.

물론 비판과 견제는 야당의 중요한 기능이다. 그러나 지금 야당은 자기비판을 거치지 않았다. 전 대통령의 탄핵은 문대통령이나 여당이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문대통령과 현 여권은 탄핵 이후의 소임을 받았을 뿐이다. 평가는 국민의 몫이다. 

망한 나라에서 부흥운동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명분이 약하면 성공하지 못 한다. 야당은 이미 심판 받은 구체제 안에 갇혀 있다. 비판은 간단해야 한다. 한 가지만 콕 찝어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나마 안 하는 것만도 못 한 것이 비판이다.

흘러간 물은 물레방아를 돌리지 못 한다. 생산양식의 변동에 따라 권위가 생겨 나기도 하고 쇠퇴하고 소멸되기도 한다. 노예제 사회에선 노예를 잡아 오는 승장이 최고의 명예를 받았던 것처럼 산업화 사회에서의 권위는 기술자가 차지한다. 

그런데 왜곡된 시대는 왜곡된 권위를 만들어 낸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권력의 원천은 공포와 폭력이었다. 기독교가 포장지로 사용되었다. 우리 노년층들은 강요된 복종 속에서 생존의 길을 찾아 왔다. 독재정권은 자기 지지층에서 야간의 개념적 권위를 부여하는 데는 인색하지 않았다. 그런 정권이 무너졌고 민주적 질서가 회복되면서 우리 (일부)노년층은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국민들은 야당이 무너지길 원하지 않는다. 건강한 견제 세력으로 남길 원하고 더 나은 대체세력으로 발전하길 원한다. 그러나 시대가 변했음을 인정해야 한다. '박'이 언제까지 나라의 아젠다가 되어야  할까? 이젠 놓아 주자. 새해엔 우리 '자신'을 사랑해 보자.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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