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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부동산 정책, 타이밍도 실력이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고 한다. 등산 해 본 사람들은 실감하는 말이다. 경기도 그렇다. 경기가 과열되면 경착륙을 경계해야 한다. 

과열되기 전에 금리를 올리고 채권을 발행해서 통화를 흡수하는 경기 진정책을 쓴다. 언젠부턴가 선진국들의 경기 부진으로 금리는 제로도 모자라 마이너스 금리로까지 곤두박질 치고 있다. 지금은 과잉 유동성의 부작용을 걱정해야 할 시대이다.

돈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른다는 게 통상의 경제이론이다. 그런데도 물가는 하락하고 있다. 유동성 효과를 압도하는 기술력의 발전 때문이다. 그렇다고 모든 물가가 다 안 오르는 것이 아니다. 

과잉 유동성은 사회의 가장 약한 고리를 공격한다. 에너지나 자원 시장을 공격하기도 하고 가끔은 곡물시장도 넘본다. 봉이 김선달은 강물도 팔아 먹었다. 수도가 없었던 시대라 가능했을 것이다. 

요즘 국내외 핫머니는 의식주 중에서도 사람이 사는 집에 눈독을 들였다. 사회를 불평등한 구조로 만들어 놓고 기회가 집중된 대도시의 집값을 올리고 있다. 증시의 작전주처럼 자꾸 오르니 안 살 수 없게 만들어 놨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도시들이 ○○수도라고 허풍 떠는 것은 용서가 되지만 '행정'수도는 용납이 안된다. 그 말은 중앙정부의 '행정'에 영양가가 다 쏠려있다는 방증이다.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가 아니라 '종신제'에 '세습'까지 되는 수 많은 경제대통령이 문제다. 

서울시내 아파트 값은 문재인 정부 이후로만 40% 이상 상승하여 지난 11월말 현재 1,246조원을 넘었다. 시가 총액 199조원인 부산 아파트까지 합치면 우리나라 상장회사를 다 사고도 남는다. 이런 추세면 기업이 아무리 열심히 일 해도 그 가치는 아파트로 다 빨려 가는 셈이다. 

실거주 가구를 빼면 아파트는 주식보다 물량이 적다. 수도권이나 대도시 핵심지역만 건드리니 물량 폭탄 걱정 안 해도 된다. 신도시를 더 지어 봤자 알짜의 희소가치만 올릴 뿐이다. 든든한 보수세력들이 있으니 여론전은 늘 자신 있다. 

살인적인 집값은 결국 우리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수 밖에 없다. 출산장려금 몇 백만원은 언 발에 오줌누기다. 인구가 줄어 들면 소비가 감소한다. 그 나마 가족이 형성이 안 되니 대형 가전제품은 팔리지 않게 된다. 기업이 무너지고 자산 가격만 오르면 우리가 그렇게 멸시하는 남미형 경제로 간다. 그런데 남미의 빈부격차도 우리 정도는 아니다.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서 실기를 했다. 게다가 아직까지도 미온적이다. 야당도 문제다. 수도권 표심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강력한 정책이 나오길 벼르고 있는 눈치다. '자유시장경제' 운운하며 여차하면 색깔론으로 뒤집기 한 판을 노리는 것 같다. 참 보수라면 승부처 같은데 낡은 보수의 한계를 벗어 나지 못 할 것이다. 

야당의 속셈이 그럴지언정 지금 같은 미지근한 대책에 안주한다면 노무현 정권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도 없다. 작전세력들이 얼마나 끈질긴지 잘 모르는 것 같기도 하다. 민심은 언제든지 돌아 설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최근 박원순 시장의 종부세 인상 주장은 새겨 들어야 한다. 서울 시장으로서 그런 발언은 여간한 소신이 아니고서는 어렵다. 그의 리더쉽은 재평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정부도 국민을 믿고 용기를 내야 한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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