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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구 봉쇄' 더불어민주당의 미온적 행태 비판

복싱선수는 파고 드는 '인파이터'와 치고 빠지는 '아웃복서'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인파이터끼리 만나면 화끈하게 붙어 승부가 금새 끝나는 경우가 많다. 복싱의 묘미는 역시 정상급 인파이터와 아웃복서의 매치이다. 인파이터는 중반까지는 우세를 만들어야 게임을 쉽게 풀 수 있다. 판정승이 유력해지면 아웃복서는 무리하지 않고 도망 다니며 게임을 끝내려고 한다. 그렇지만 벌어 놓은 점수만 믿고 피해 다니다 역전패 당하는 아웃복서들도 많다.

더불어 민주당은 지금 얼마나 유리한 지 몰라도 너무 심하게 몸사리는 듯 하다. 홍익표 의원의 대구 봉쇄' 발언이 문제가 되자 바로 대변인 자리에서 내렸다. '꼬리 자르기'이고 시쳇말로 '부자 몸 조심' 같이 보인다. 중도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짚고 넘어 가야 할 대목이다. 

홍익표 의원은 "대구 및 청도 지역에 최대한의 봉쇄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그 지역이 외적에 점령당하면 일단 저지선을 치고 외적을 쫓아내는 것이 맞다. 언제부터 '고운' 말만 썼기에 귀가 그렇게 고급스러위졌는지 모르겠다. 반면, 쌈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집권 여당의 선택도 결국 당을 무기력하게 만든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안주하는 모습에 등 돌리는 중도층도 결코 적지 않다.

대구를 '봉쇄'하자는 의견이 그렇게 기분이 나쁜 표현이었나? 지금은 무엇보다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대구'가 대상이라 기분 나쁘면 '서울'이라고 해 보자. 서울에 큰 불이 나면 지방 소방차까지 다 불러 들여 꺼야 한다. 그런데 지방까지 불이 옮겨 붙으면 그럴 수 없다. 

서울에 전염병이 발생했다면 서울시민들 스스로라도 확대 안 되도록 '봉쇄'를 요청하거나 협조해서 우리나라 의료시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서울 시민들에게 더 이롭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신천지 지도부의 태도는 '물귀신 작전'까지는 아니라도 너무 안일하고 무모하다. 사회적 질서나 기대는 안중에도 없으니 그 교만함의 배경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돌아 와 현 시국은 '단어' 하나 가지고 시비 걸고 있을 만큼 한가하지 않다. 환자는 격리돼야 한다. 다만 격리된 환자가 충분하고 편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가 나서는 것이 최선이다. 환자가 늘지 않아야 경제적 지원도 넉넉하게 해 줄 수 있다. 

대구시나 청도군은 확진자의 동선파악과 함께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구의 이미지와 경제가 타격 받을까 봐 '험한' 표현에 그렇게 강하게 반발했다면 과거 '메르스' 사태 때 삼성병원 눈치 보며 방치했던 것과 다를 바 없다. 

축구 수비수는 공을 따라 다니지 않는다. 사람을 잡아야 한다. 지금은 확진자를 잘 격리시키고 시간을 벌어 나가야 한다. 확진자는 활보하는데 소독만 하고 있는 대구시의 안전대책에 누가 후한 점수를 줄 수 있을까? 

신천지 같은 종교집단은 위기일 수록 더 날뛸 수 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니까 '하느님'의 권능으로 명하면 눈 녹 듯 사라질 거란 망상을 할 수도 있다. 실제 자기 확신이 너무 강하면 합리적 판단이나 반성이 불가능하게 된다. 맹목적 종교 집단은 그래서 골치가 아프다. 그러니 지금 상황이라면 여.야 뿐만 아니라 3부가 똘똘 뭉쳐 대처해야 한다.

야당이나 보수 언론도 그렇다. '봉쇄'란 표현 가지고 여론몰이 할 게 아니라 더 한 표현도 모자랄 만큼 위중하니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더 당부하는 계기로 삼았어야 했다. 자기들 표밭도 아닌 동네까지 와서 도와 주려고 하는데 괜한 꼬투리 잡고 시비 걸 만큼  대구 시민들의 맘이 좁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이간질에 여와 야가 다 놀아났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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