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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21대 총선 결과가 말해주는 것들

 

이변은 없었다. 높은 투표열기는 야당의 정권 흔들기가 과도하다는 국민의 심판이었다. 

여권이 전체 60%의 의석을 차지한 배경은 민심의 현 주소를 나타낸다. 그나마 야권의 저열한 정치 행태에 동조해 준 40%의 국민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이 야당의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일단 황교안, 나경원 및 심재철 등 야당의 지도부가 낙선했다. 새로운 지도부로 딱 떠오르는 인물은 없다. 아마도 참신한 진용 쇄신은 나오지 않을 듯 하다. 참패의 원인은 기술적 문제로 국한시키고 다시 국정흔들기식 지지자 규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당제의 존립기반이 사라졌다. 지난 4년의 시간을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분열과 갈등으로 허비했던 결과이다. 죄충우돌 하며 스스로 자기 입지를 찾으려는 고민이 없었고 지혜도 보이지 않았다.

여당으로서도 마냥 만족스러운 결과라 할 수 없다. 기존 권위주의 시절 여당이 써 먹었던 '힘과 능력'을 앞세운 지역개발 공약만 백화점식으로 늘어 놨다. 국민들은 그런 개발비용이 결국 세금이라는 걸 잘 안다. 그러니 거창하지만 감동이 없었다.

민심은 사회의 발전을 원한다. 개발과 같은 '양적 변화'를 기대해서 여당을 지지한 것이 아니다 '더 공정하고 더 합리적인' 질적 성숙을 원하는 것이다. 

사법개혁이나 언론개혁 같은 시급한 개혁 프로그럠에 탄력을 붙여야 한다. 국민들은 가짜뉴스와 억지수사로 시달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어린애들 쌈판 같은 정치판에 국민들의 인내력이 한계에 왔다. '조국 수사' 같이 한 건 걸어 놓고 신물나게 짜먹으며 호의호식하는 기득권 세력에도 질렸다. 모든 것을 말 안 듣는 검찰 탓으로 돌린다면 선거에 이기고도 정권은 위기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코로나19에 대한 효과적 대응이나 외세의 압력에 슬기롭게 잘 대처한 데 대한 높은 평가도 반영되었다고 봐야 한다. 최저임금의 과감한 인상과 파격적 복지예산의 정책도 적잖은 국민의 지지를 받은 걸로 봐야 한다.

보수언론이 걱정하듯이 '공짜 혜택'만 밝힐 만큼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 저열하지 않다. 일종한 수준 이상의 시혜는 국민들 스스로가 사양할 것이라고 본다.

코로나19 재난보조금 지급과 아울러 당장 눈치 보지 말고 해야 할 정책이라면 지방분권화일 것이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이 가져 온 강남권의 변질된 민심에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절대 다수 국민의 지지를 믿고 지방화 시대를 자신있게 추진하는 것이 옳다. 마침 대전과 청주 같은 중부권 지역의 지지세를 지방분권정책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영남지역의 민심을 잘 읽어야 한다. 지역정서가 발동한 것이 여당 후보들이 낙선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여권의 개발공약에 혹할 만큼 지역민의 마음이 가볍지 않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삶의 경험으로 봐도 국회의원 임기 4년만에 사는 동네가 삐까뻔쩍하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설사 그렇게 된다고 해도 지역민들의 개인적 살림살이에 직접적 도움이 되지 않을 거란 것도 잘 안다.

선거공약은 지역 주민들의 마음에서 나와야 한다. 거창한 공약보다는 잘잘하지만 정성스럽고 아기자기한 생활밀착형 정책 개발에 관심을 가져 볼만 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야당 내에서도 건전한 양식과 품격을 가진 인사들과 소통과 친교를 강화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야당 지도부도 성숙된 자세로 나와야 한다. 군인이나 공안검사 같이 문민화가 덜 된 인사들은 당 전면에 세우지 말아야 한다. 또 다시 얕은 계산으로 국정을 마비시킨다면 국민이 응징에 나설 지도 모른다. 국내정치에서는 냉전식 이분법적 사고방식은 지양돼야 할 것이다.

암튼 이번 선거 결과 정도면 여당이 열심히 일 해 볼 만한 여건은 된다고 본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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