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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서'
씨앗 떨어진 자리가 내 터전,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기만 하면
잎도 피고 꽃도 피어 흐드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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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을 걷다 지친 발바닥
잠시 내려 놓고 쉬며
들여다 본 풀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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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내 낡은 방석처럼 엎디어 있던 풀꽃들이다.
황새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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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나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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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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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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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하지 않게 모여 살자.
봄이 너무 짧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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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를 이룬 들꽃의 영토가
하루종일 들썩인다.
벌과 나비들이 들썩이고
나비 따라 검은딱새도 날아와
네발나비 대신 꽃 한송이 따먹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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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을 헤메다
피로에 지친 그대들에게
따스한 행복을 보낸다.
새싹 돋은 토끼풀
고맙고 미안해서 한 잎만
예쁘게 먹고 간 애벌레의
우정을 그대들에게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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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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