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을 걷다.
겨울 둘레길을 걸어요.
당동마을에서 방촌마을까지
다정한 사람들과 호젓한 길을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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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마을 지나 호젓한 숲길,
그 끝에 열린 감나무 농장은
해마다 둘레꾼들에게 남은 감을 그냥 내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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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삼년에 한번 안부를 묻고 가는 소박한 마애불님께
소원도 빌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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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골마을 산수유나무할머니께 꽃피는 봄날 뵈러오겠다 조아리고, 젊은 산수유나무에 간식 먹으러 마실 나온 새들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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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라면에 향긋한 드립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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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식당이라 더 맛있어요.
풍경이 다 내것인
길카페라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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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골마을을 지키고 있는
키 큰 팽나무 뒤로 지리산 종석대가 아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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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나무님과 나와의 거리가
저만큼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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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대 지나지 않는 시골길을
논둑 밭둑 지나 걷고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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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촌저수지에 바삐 오가는 헬기! 근처에 불이나서 출동한 산림청 소방헬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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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작은 저수지가 큰 일을 하는구나, 손바닥만해도
습지는 다 소중한게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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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 비를 만났어요.
가뭄에 내리는 단비,
잔불을 잡고 있을 소방관들을 위해 내리는 눈 대신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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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빗길을 걷다 감나무농장
트럭을 얻어타고 원점으로 갑니다. 구례가 고향인 그녀가 전주로 시집을 왔다가
친정 동네 단감 밭을 샀다고,
전주에서 왔다니 깜짝 반기며 따순 차 한잔 주지못했다고 차보다 더 따신 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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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사람들과
웃고 또 웃으며 길을 걷고
맘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는 지리산 둘레길,
오늘 또 하나 추억을 담았네요.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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