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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21년째 이어져 오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이 21년째 이어졌다.

29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4분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어 A4용지 박스를 두고 갔다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의 안내에 따라 현장을 확인해보니 실제 상자가 놓여있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남몰래 선행을 베풀어온 ‘얼굴 없는 천사’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한파 속에서도 올해도 어김없이 다녀간 것이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곧바로 이 얼굴 없는 천사가 가리킨 장소를 찾아가 확인해보니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돼지저금통 1개, 천사가 남긴 편지가 담긴 A4용지 박스가 놓여 있었고, 천사는 온데간데 없었다.

이 얼굴 없는 천사의 전화를 받은 송병섭 노송동주민센터 주무관은 “‘주민센터 근처 삼마교회 ‘얼굴 없는 천사’ 간판 옆 골목길에 A4박스를 두었습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고 말한 뒤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이날 천사가 남긴 종이에는 “지난해 저로 인한 소동이 일어나서 죄송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한해였습니다. 이겨내실 거라 믿습니다. 소년소녀 가장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다.

올해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금액은 총 7012만 8980원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이름도 직업도 알 수 없는 얼굴 없는 천사가 21년 동안 몰래 보내 준 성금은 총 7억 3863만 3150원에 달한다.

이 성금은 사랑의 공동모금회를 통해 코로나19로 더욱 힘든 올해 지역의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 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중노2동주민센터에 보낸 뒤 사라져 불리게 된 이름으로, 이후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로 남몰래 선행을 이어왔다.

시는 그간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5770여 세대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을 전달해왔으며, 노송동 저소득가정 초·중·고교 자녀 20명에게는 장학금도 수여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전주는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으로 인해 따뜻한 ‘천사의 도시’로 불려 왔으며, 얼굴 없는 천사와 같이 익명으로 후원하는 천사 시민들도 꾸준히 생겨나고 있다”면서 “얼굴 없는 천사와 천사 시민들이 베푼 온정과 후원의 손길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이러한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그의 선행을 본받자는 의미에서 숫자 천사(1004)를 연상케 하는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주변 6개 동이 함께 천사축제를 개최하여 불우이웃을 돕는 등 나눔 행사를 진행해왔다. 또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아름다운 기부문화가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는 ‘얼굴 없는 천사의 비’가 세워졌으며, 주민센터 주변에는 기부천사 쉼터와 천사 기념관 등도 만들어졌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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