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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의 '학살' 본 고장인 한국에 오다70년 만에 한국서 첫 전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

 

피카소의 '학살'이 학살의 본고장인 한국에 온다.

이 그림은 폭 2m에 달하는 대형으로, 오른편에 중세 기사처럼 철제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쓴 군인 여섯 명이 총칼을 겨누고 왼편에는 성인 여자와 소녀 등 여덟 명이 알몸으로 등장한다.

우는 아기를 달래며 오열하는 여인, 모든 걸 체념한 듯 눈을 감은 여인, 겁에 질린 아이를 몸 뒤로 숨기는 임신한 여인,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는 소녀가 보인다. 바닥 쪽에 한 아이는 이런 상황을 모르는지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다.

공포에 질린 사람들과 군인들의 대립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이 작품은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한국전쟁 발발 6개월 후인 1951년 1월 완성해 그해 5월 파리 '살롱 드 메' 전에서 공개한 '한국에서의 학살'이다.

다음 달 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개막하는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은 '한국에서의 학살'을 비롯해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 소장 작품 11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를 주최하는 비채아트뮤지엄은 평가액이 총 2조원에 달하며, 보험평가액이 9천억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학살'은 '게르니카'(1937), '시체구덩이'(1944~1946)와 더불어 피카소의 반전 예술 3대 걸작으로 꼽힌다. 한국전쟁 특정 사건을 묘사한 것은 아니며, 프란시스코 고야와 에두아르 마네의 역사화 구도를 가져와 전쟁의 잔혹성을 고발한 작품이라는 평이다.

군인과 여성들 사이에는 강이 흐르고, 초록색 배경에 잿빛 하늘과 황량한 자연이 눈에 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서순주 총감독은 "'게르니카'와 '시체구덩이'가 무채색인 데 비해 '한국에서의 학살'은 초록을 중심으로 여러 색을 썼다"라며 "초록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로도 읽힌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입체주의 탄생부터 말년 작품까지 70년에 걸친 작품 흐름을 보여주면서 피카소의 삶과 예술을 조명한다.

입체주의 창시자로 알려진 천재 화가 피카소가 끝없는 혁신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만나게 된다. 동시에 회화뿐만 다양한 장르에 걸친 그의 재능을 엿볼 수 있다.

기타를 해체해 평면적으로 붙인 1913년 '기타와 배스병'은 현대 조각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가격이 800억원에 달한다.

피카소의 화풍은 형체를 알 수 없는 비정형의 형상으로 유명하지만, 자신의 첫아들 폴을 모델로 한 '피에로 복장을 한 폴' 등 인물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도 있다.

이밖에 1930년에서 1937년까지 제작한 판화인 '볼라르 연작', 다채로운 형태의 도자기도 전시된다.

작품 소장처인 피카소미술관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단일 작가 미술관이다. 피카소 사망 후 유족들이 막대한 상속세를 대신해 정부에 기증한 작품들을 모아 1985년 개관했다. 5천여 점에 달하는 피카소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이후 삼성가의 방대한 문화재와 미술품이 화제가 되자 미술계는 피카소미술관의 예를 들며 물납제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시는 8월 29일까지.

양성희 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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