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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재명의 '백제 불가론'이 남긴 것

 

민주당 대권 후보들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재명인지 아닌지'만 가리면 될 정도로 후보자들 간의 노선이나 정책 경쟁의 내용은 빈약하기 그지 없다. 

일부 국민들은 벌써 지겨워하고 식상해 하기 시작했다. 야당 후보들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와중에 불거져 나온 '백제 불가론'.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이낙연 진영에서 문제 삼고 나온 것이었다. 당지도부의 개입 덕분에 수면 아래로 가라 앉기는 했지만 민주당 내부의 가장 치열한 전선의 압축판임은 분명하다.

이번 대선판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었던 이낙연 후보는 때 이른 몸사리기로 승기를 놓쳤다. 총선 이후 위기에 몰린 야당과 검찰에 숨통을 터 주면서 소위 '호남불가론' 대신 자신을 '화합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대세를 굳히려던 속셈이 빗나간 듯 하다. 그에 실망하고 분노한 유권자들의 맘을 돌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본인의 텃밭 같았던 호남에서도 이재명 후보에게 밀리는 것만 봐도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재명 후보 역시 '백제 불가론' 시비에서 마냥 자유로울 수는 없다. 당시 녹음 내용으로 보면 이낙연 후보에 대한 진지한 덕담임에 틀림없다. 평소 정치판을 열심히 읽고 있었던 본인의 느낌과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한 것이 맞는 것 같다. 그러나 그 말을 듣는 입장에 있었던 이낙연 후보에겐 감동으로 와 닿지 않았다는 증거가 이번 논쟁의 본질이다. 좋은 의도였다는 것만으로 결과를 합리화할 수 없다. '확장성'으로 경쟁자를 추켜  세워주는 듯 했지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열등감을 자극하는 '악어의 눈물'처럼 들릴 수도 있다. 호남 사람들 맘에 상처를 준 것은 아니었지만 호남출신 정치인들에게 뼈아픈 말처럼 들렸을 지도 모른다.

이재명 후보의 최대의 장점이면서도 콤플렉스인 것은 전문 행정가의 이미지일 것이다. 행정가에서 정치가로의 이미지 변신에 고심이 컸으리라 생각된다. 정치지도자는 시대정신과 역사적 사명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고 실천을 위한 의지와 용기도 있어야 한다. 물론 쉽지 않은 뿐더러 철학과 품성이 따라줘야 하는 일이다.

이재명 지사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일 앞에서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심어 줬다. 그러나 중앙 정치는 일선 행정에 비해서는 선이 굵어야 할 것이다. 디테일에 강한 것도 좋지만 유능한 인재를 두루 찾아 쓸 줄도 알아야 한다. 차기 정권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바램으로 '인사혁신'을 꼽는 국민들도 많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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