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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선 지선 2연속 선거 패배한 민주당이 갈 길은?

 

민주당이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 2연속 패배를 했다. 출마한 후보들이야 속이 탔겠지만 민주당의 지선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사람들 보기가 쉽지 않았으니 결과는 너무 예상했던 대로였다.

문재인 정권은 촛불시민운동의 염원에 의해 출범했으므로 사실상 개혁에 대한 부채를 안고 있었다. 거기에 원내 180석이라는 개혁의 동력까지 국민의 아낌없는 지지를 받은 마당에 협치라는 명분 아래 개혁을 포기하고 기득권을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으니 망해도 싸다는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정치적 민주화를 달성했다. 3.1운동으로부터 4.19와 5.18을 거쳐 촛불시민혁명까지 민주화의 역사와 성과는 결코 하루 아침에 시민 마라톤대회 하듯 이뤄진 것이 아니다.

민주화를 가로막고 있었던 독재자의 딸 박근혜는 '경제민주화'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19대 대통령이 되었다. 모 재벌회장은 정치를 4류라고 했으나 우리나라 경제계야말로 곪을대로 곪았다고 보는 국민들도 많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가계부채가 끝없이 부풀어 오르는 현상이 단지 수도권에서의 주택 공급부족 때문이라고만 할 수 없다.

우리 경제의 개혁이 정책적인 선택이나 우선순위의 문제로 보는 것은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너무 한가한 발상이다. 민주당이 개혁을 외면하고 옆걸음질 하는 것도 우리 병든 경제계의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국민들은 신음소리만 낼 뿐이지만 경제계는 자기 탐욕을 채우기 위한 정치적 로비를 계획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우리 경제계는 일본의 자민당 일당독재 정치체제가 부러울 지 모른다. 경쟁력 있는 거대기업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로 국민을 먹여 살리는 선순환 구조가 유지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 지도 이미 오래 되었다. 경제민주화를 위한 개혁을 늦추면 늦출 수록 정치는 요동칠 수 밖에 없다.

조만간 민주당은 선거 패인을 둘러싸고 책임공방전이 벌어질 것이다. 개혁의 방향과 속도 등을 놓고도 많은 이견이 나올 법 하다. 그럼에도 그 모든 시도들이 국민들에겐 공허하고 무의미하게 들릴 수 있다.

국회의원 300명이 우리 사회의 모습이나 실상을 다 대변하는 것도 아니다. 언론들은 마치 국회의원들이 우리 나라를 어지럽게 만드는 주범인 양 매도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적잖은 국민들이 그런 논리에 동조한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만과 미운 감정들이 사회의 극우화를 조장하는 셈이다.

여건이 더욱 어려워졌지만 민주당은 추스르고 제길을 가야 한다. 반성을 많이 하고 있겠지만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담아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 째, 정당의 지지기반을 확실히 해야 한다. 강자의 눈치를 보지 말고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야 한다. 집값 못 잡아 혼쭐이 나고도 소신이 없었던지 겁이 났던 건지 모르겠다.

둘 째, 정치건달들을 2선으로 퇴진시키고 열심히 일하는 의원들을 전진배치해야 한다. 미사여구로 치장된 레토릭만 읊조린다고 일하는 것이 아니다. 

셋 째, 재벌 및 언론들과 과감히 맞서 싸워야 한다. 자금과 조직력 등으로 무장된 거대집단에 의원들 수십 명이 대항한다고 파국이 오지 않는다. 그렇게라도 해야 그들이 옥죄고 있는 서민경제에 숨통이 트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일본 자민당 같은 거대 보수정당이 민주를 표방하며 재계와 타협하여 찾은 절충지는 제 무덤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시에 재벌들 반도체공장과 자동차공장 투자를 위해 그렇게 찾아 다니며 아양을 떨어도 결국 퇴임 후 돌아 오는 것은 집 앞 욕지걸이 확성기 밖에 없지 않았는가? 

민주당은 변화하는 언론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김어준의 다스베이더는 지난 총선 이전까지만 유효하였다. 언제까지 그런 데 나와 초등학생 학예대회 재롱잔치 말장난 하는 것을 국민과의 소통이라고 자위할 것인가? 언론에 의해 학습 당하지 말고 많은 국민과의 소통의 장을 더 만들고 다양한 전문가들과 더 자주 만나야 한다. 며칠 하고 나서 국민의 뜻을 다 파악한 듯한 오만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특히 정치 낭인들과의 정리는 빠를 수록 좋다고 본다.

차제에 이번 지선의 패인을 짚어 본다면 팔짱 끼고 지켜 보고 있던 '그 사람들' 때문이다. 신발에 고무 타는 냄새가 나도록 다녀도 모자랄 판에 이겨도 그만 져도 그만식으로 막걸리 마시고 있던 그 사람들이 당의 전력을 약화시켰다. 

거대 여당으로서 수십년간 쌓아 올린 시스템 공천은 허울 뿐인 비대위에 의해 한순간에 뭉개졌다.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전략공천으로 대거 단체장 공천을 받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지선에서 나타난 광주광역시의 최저투표율 37.7%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민주당의 비대위가 2일 총사퇴했다. 새 지도부 구성에서 기존 인사들은 당연히 배제돼야 한다. 외부에서 찾는 것은 더 어리석은 일이다. 당내 열정적인 젊은 의원들에게 우선 기회를 줘라. 그리고 낡고 퇴행적 모습을 보였던 인사들은 조용히 뒷전으로 물러나 공부를 하든 수양을 하라, 국민들이 부를 때까지.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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