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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호의 명소기행] 새로운 관광지로 부활하는 정선군 옛 사북탄광
                                                            탄광촌 옛 모습 그대로를 볼 수 있다 Ⓒ 박세호 
                                                                      맛으로 승부하는 토박이 식당 Ⓒ 박세호

강원도 정선군에 사북탄광이 있었다고 해서, 지역 전체가 다 탄광이었던 것은 아니다. 정선 아우라지와 아리랑, 강원랜드의 카지노, 골프CC, 하이원리조트, 콘도미니엄, 야영장, 둘레길, 청년문화 창작소, 미술관, 종교 시설 등 문화와 레저 인프라가 차고 넘친다.

 

                                                             광부들(실물대 인형)과 함께 Ⓒ 박세호

동원탄좌가 운영하던 그 석탄광산의 규모도 대단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 탄광의 존폐와 더불어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고자 노력한 주민정신이었다.

우리 일행은 사북역에서 출발해 도보로 ‘뿌리관’에 도착하였다. 뿌리관은 1980년대 노동운동을 시작으로, 사북항쟁의 정신을 이은 3.3투쟁으로 대표되는 생존권 투쟁에 이어 폐광 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1995년)을 이끌어내기까지 사북, 고한, 남면 등 강원도 정선군 탄광촌 주민들의 역사를 담은 전시관이다. 도표와 자료와 실물대 인형과 당시 생활상을 재현해 놓아 아주 재미가 있었다.

예전엔 근로자복지회관으로 도서실, 결혼식장, 구판장, 이발소 등이 있던 복지회관이었고 동원탄좌 노조와 동원 연합노조의 사무실로 사용되기도 했다. 주차가 가능한 널찍한 앞마당이 있었고, 그 옆 기념 광장으로 조성된 공간에는 석탄산업전사기념비와 조형물이 갖춰져 있었다.

 

                                                                          국민학교의 추억 Ⓒ 박세호

사북탄광은 한국 현대사 초기에서부터 수차례 큰 변화를 겪는다. 1960년대 가난하던 시절, 경제개발의 선두에서 석탄을 캐며 에너지원을 개발했다. 세계적인 오일 쇼크를 겪으며, 석탄 산업은 급성장했다.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찾으려고 이 계곡에 밀려들었다.

 

                                                                               방송사 드라마 촬영 팀 차
                                                         양은 무제한, 양푼비빔밥 Ⓒ 박세호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번에는 경기가 하락하며 인력을 일거에 해고시켜야 하는 위기에 봉착한다. 에너지 정책 변화에 따라 탄광촌에선 작업량을 줄이고 인원을 감축했다. 

광부들에겐 가족의 생계가 걸린 생존의 문제였다. 이들은 광산 당국과도 싸웠고, 어용 노조 그리고 노조위원장과도 싸웠다. 갈등사항이 번져서 1980년 이른바 사북탄광 사태가 일어났다. 대규모 노동쟁의가 경찰병력과 대치작전을 벌였다. 치안 당국의 차량이 전복되고 인명이 손상되는 피해도 있었으나, 민관의 치열한 협상 끝에 타협점을 찾았다. 사태는 종결된다. 그러나 끝은 아니었다.

당국자들은 주모자와 동조자들, 그리고 가족과 부녀자들까지 고문하고 치욕스런 조사과정을 거치는 등 인권을 유린했다.

 

                                             등산로에서 본 하이원리조트와 콘도미니엄 Ⓒ 박세호
                                                                         등산로와 둘레길과 지역 지도  ; Ⓒ 박세호

     

 

뿌리관 전시실 Ⓒ 박세호
                                                                     사북읍 650거리 골목 풍경 Ⓒ 박세호

더 오랜 세월이 흐른 이후 이곳에는 상전벽해라고 할 정도의 엄청난 변화가 찾아왔다. 광산이 문을 닫은 폐광촌의 생존 문제를 주장하였던 3.3투쟁에 이은 ‘폐광 지역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1995년)의 결과로 탄생한 강원랜드의 존재 자체가 그 하나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오늘의 역사는 그러한 어두운 현실과 그것을 감내하고 이겨내었던 승리의 역사가 공존하는 기억의 터전이다.

탄광이 쇠퇴하고 광부들이 밀려나간 후 지역을 살리려는 정부의 지원책과 사회적 합의 그리고 주민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은 하나의 성공사례가 된 것이다. 내국인 출입이 허용된 국내 유일의 강원랜드 카지노와 리조트와 컨트리클럽 등이 생겨났는가 하면, 관광객을 맞을 다양한 장점과 시설을 갖추고 내일의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 국가정책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창조성과 자생능력을 최우선으로 한다.

전시관 관람을 마치고 일행은 이 지역 발전을 위한 마을활동가들의 미래사업형 결집체인 고토의 윤여흥 이사장의 안내로 아랫마을 맛집과 게스트하우스, 원룸 그리고 상점가가 몰려있는 ‘사북 650거리’ 골목 안으로 접어들었다. 

언덕길 위 아래, 그리고 골목안 등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보았다. 높이 40m의 수직 타워(해발 650m)를 상징하는 사북읍 도시재생지역인데, 주민들의 자조정신과 창의성이 돋보이는 정순군의 명소 중 하나이다. 먹거리는 다양하고 푸짐했으며,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강원도하면 고봉준령의 모습이 제격이다. 이곳은 해발 고도 1천 미터 아랫길이지만 험한 길이다. 윤여흥 이사장이 일정 끝까지 함께 해주었다.

 

;                                                             석탄산업전사기념비와 조형물   Ⓒ 박세호

등산로와 둘레길과 전망대와 광산 체험시설과 유적지 그리고 고산식물 지대와 생태환경 견학 등 앞으로도 코스들이 더욱 복합화 되고 정비될 것으로 보인다.

흑색의 다부진 몸매를 지닌 SUV 차량의 좌석에 편하게 걸터앉은 채 산 위로 탐사여행을 떠났다. 고도 8백 미터를 넘나들면서도 도로의 폭과 포장상태가 양호한 편이고, 승차감도 좋았다. 그래도 곡선 회전 시에는 차체가 험한 산길의 진동을 몸으로 전해주면서, 사파리여행과 같은 야생적인 흥취를 돋워주었다. 유심히 살펴보니 주변 지형물들에 대한 보호, 정비작업과 독창적인 돌무덤 개축 등 오랜 기간 정성을 들인 모습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산중턱에 관광버스, 트럭, 세단, 승용차 등 낯선 차량이 몇 대 있고, 간편복 차림의 젊은이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등 고즈넉한 산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장면들이 나타났다. 알고 보니 모 공중파 TV 방송 드라마 촬영 팀에서 올라와 촬영지 헌팅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그 아래로는 기막힌 풍광을 자랑하는 호수가 있었다. 신선이 하강한 듯한 신비함과 청초한 분위기가 이 연못에 서려 있었고, 물안개가 그 분위기를 더하여 주었다. 그 위로 모 ‘국민학교’가 있었던 자리라는 기념탑이 서있었다. 마음속에 세미한 혼란이 온다. 이렇게 높은 지역에 탄광으로 진입하는 입구가 있는 가하면, 그 고지대에 광부들 집의 소년, 소녀들이 꿈나무의 세월을 보냈던 추억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도로포장이 되어있지 않은 험한 고갯길이었을 테니 눈 비오는 날 그 고충은 더욱 컸을 것이다. 높은 산길을 왕래 하면서 건강하게 살았던 그들이 오늘날 이 지역사회 발전의 주역으로 성장했다.

곳곳에 방향표지판과 그 지역 명소에 대한 설명 현판이 착실하게 설치되어 있고, 갱도 진입구에 실물대 인형으로 광부의 모습과 채탄차량(무개차)을 타고 내려가는 입구 뒤편으로 레일 철길과 채탄 기구와 장치들도 보였다.

언덕을 돌아서 내려와 옛날 탄광 시설의 중심부로 진입했다. 큰 건물 내에 질서정연하게 설비를 갖춘 공작실도 들러서 지금까지도 사용하고 있는 작업장을 여기저기 돌아보았다. 한창 탄광이 번성할 당시 이곳과 주변 마당은 모든 회사활동의 중심지였고, 대규모 인원이 줄서서 모이던 곳이었다. 출퇴근 구식 버스가 먼지에 덮힌 옹색한 모습이었다. 한 때 6만 명에 달했던 광산촌 인구 중의 그 누군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듯 느껴진다.

돌아올 때 차창으로 비치는 고한 읍 내의 시냇물, 산사, 미술관 등을 보면서, 동시에 옛 삼척탄좌 탄광지에 설립된 삼탄아트마인, 그리고 주민들이 독자적으로 예쁘게 만든 예술적인 마을 18번가 등의 해설을 들었다. 차량이 시외버스 터미널을 지나 다시 정선역으로 돌아왔다. 하루종일 친절했던 인솔자와 우리 팀 리더와 회원들 모두가 카페에서 하루의 일정을 회고하면서 각자의 소감을 나눴다. 이 부분이 여행의 백미이다.

                                               사북을 떠나며 Ⓒ 박세호

길 건너 사북역이라고 쓰인 오래된 팻말 앞 플랫폼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시간이 되자 기차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혹은 이 차에 탑승한 승객들이 어떤 사연을 안고 이 차에 탑승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다는 듯 조용히 몸체를 끌면서 출발의 시동을 걸었다. 기차의 속도가 빨라져갔다. 오늘을 마감하는 하루의 일정은 조용히 여운을 남기며, 이미 석양의 어두움이 깔리기 시작하는 철길 위로 미끄러져 갔다.

/ 글 사진=박세호 선임기자

 

박세호 선임기자  bc4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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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북탄광 동원탄좌 정선군 강원도 박세호기자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터 기차 사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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