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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탐방] 섬진강의 봄 맛 전하는 하동 재첩국집 '해성식당'

새 봄을 맞아 하동군청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하동재첩특화마을에 지난 21일 들렀다. 섬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엔 재첩 조형물이 있는 포토존과 넉넉한 산책공간까지 조성되어 있다. 모여있는 식당 세 개는 의논이나 한 듯 메뉴가 거의 똑 같았지만 마침 손님이 젤 많이 와 있는 해성식당을 찾아 모듬정식을 시켰다. 

녹색 부추가 개구리밥처럼 개첩국 위에 떠 있다. 민물조개의 비릿한 맛에 향긋한 부추의 향이 어울어져 깊은 감칠맛을 냈다. 국물이 좀 진하긴 하지만 여느 재첩국집과 맛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그 만큼 단순한 음식이 재첩국이다. 뚝배기 같은 데 담아 좀 더 뜨끈하게 먹도록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게장을 비롯 다른 기본 반찬들은 먹기 좋게 간이 잘 조절되어 있다. 꾸들꾸들한 가자미조림도 밥맛을 돋구었다.

기자는 학창시절 낙동강 하구언 근처에 살았다. 주말에는 재첩국 장사들이 수레에 싣고 '재첩국 사이소~'를 외치며 팔러 다녔던 기억이 난다. 낙동강이 오염되면서 그 흔한 재첩이 우리 밥상에서 이젠 사라지고 마지막 남은 재첩 산지 하동이나 가야 겨우 먹어 보게 되었으니...

재첩은 물이 맑고 유속이 느린 강 하류에서 많이 잡힌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마을 아낙들이 모래톱 근처로 재첩을 잡으러 많이 나왔다.

낙동강 하구에는 여러 개의 삼각주가 발달되어 있다. 그 중에도 을숙도는 문학작품에도 많이 등장할 정도로 낙동강 하류 인근 주민들의 정신적 자양분 역할을 해 왔다. 하루의 먹이활동을 마치고 붉은 석양빛을 받으며 하늘 높이 날으는 철새들의 군무를 지금도 잊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 하류는 이제 거대한 죽음의 늪지로 변했지만 섬진강은 아직 그 고운 자태를 유지하고 있다. 정말 강을 사랑하는 사람에겐 다행한 일이다. 물론 수질 악화로 재첩 생산량은 크게 줄었다고 하지만 해성식당은 거기서 유일하게 직접 강에서 채취한 재첩을 쓴다고 했다. 아뭏든 여린 재첩 살을 씹으며 생태계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해 봤다.

신이 인간을 만들고 그 연약한 초기 인간에게 준 선물이라면 개와 함께 조개를 꼽아야 하지 않을까? 개는 지능이 높고 인간을 잘 따르는 완벽한 반려동물이다. 개는 친구이면서 사냥하거나 다른 가축을 기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농경문화가 시작되기 전의 최고의 식량자원은 조개가 아니었을까?

강에는 무릎 깊이 정도의 물 속에도 큼직한 조개가 널려 있었을 것이다. 물고기처럼 재빠르게 도망가지도 않고 물지도 않는다. 특별한 기술 보다는 그냥 손으로 줍기만 하면 된다. 잡아서 물에 담궈만 둬도 오래 사니 보관도 편한 데다 물론 맛도 좋고 영양가도 높다. 그래서 신석기인들이 패총을 많이 남겨 두었던 같다.

수질만 지켜주면 강은 풍부한 양의 조개를 내 놓는다. 섬진강에서 나는 참게장까지 해서 밥 한릇을 맛있게 비우고 나니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이 떠 있다. 하늘빛과 물빛이 낮이든 밤이든 금술 좋게 닮아가는 섬진강의 물내음이 코 끝을 스친다. 시골 색시 같이 고운 자태를 가진 섬진강은 볼 때마다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올해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는 오는 5월 하동 세계차박람회 때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남강이 흐르는 진주로 출발했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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