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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정순신 낙마, 학원폭력 다시 생각해 본다백태윤 칼럼리스트

 

지난해 한국의 행복지수는 조사대상국 146개국 가운데 59위로 전년도 보다 3단계 올랐다고 한다. 

필리핀, 태국 및 중국보다는 높지만 이웃 일본 및 여타 선진국은 물론 우리 언론이 깔보는 멕시코, 브라질 및 그리스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고대 한 희랍 철학자는 인생의 목표와 의미는 행복에 있다고 했다. 

우리 헌법에서도 모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각자가 열심히 행복을 찾으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원치 않는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이 아직도 너무 많아 보인다. 우리 꿈나무들이 자라나는 학교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문제가 생기면 과감하게 해결하는 지혜와 결단이 필요하다. 자연에서도 마찬가지다. 태풍이나 홍수는 자연 스스로의 자정(自淨)활동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도 잘 지탱해 나가기 위해서는 자정능력이 갖춰져야 한다. 질서와 원칙이 그래서 필요한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 법을 만들며 집행권한을 맡기더라도 국민의 감시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학원폭력은 철부지 청소년들간의 사사로운 다툼과는 사건의 속성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대체로 가해자들은 집단화되어 있으며 피해학생들은 고립분산되어 있다. 매우 계획적이고 치밀하게 괴롭히며 심지어 죽음으로까지 몰고 갈 정도로 집요하다.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피해자는 고통과 절망 속에 신음하고 있지만 가해집단의 위력 탓인지 언론 보도도 잘 안 보인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 학생들은 성인사회의 부조리를 잘 꿰뚫어 보고 있다. 우리 사회의 법은 소위 가진 자를 지켜주는 수단이라는 것을 알기에 부모의 재산과 권력이 우리 아이들의 동심까지도 멍들게 하고 있는 것이다.

피해학생 한 명에 가해에 가담하는 학생들은 최소 너댓 명, 많으면 열 명 이상인 경우도 있다. 사건의 진상조사에서부터 피해학생은 숫적인 불리함을 감수해야 한다. 피해학생의 조그마한 비행까지도 과장하며 양비론으로 몰고 간다. 소위 '맞을 짓'을 했다고 하며 현란한 화술을 구사하는 것도 가해학생들이다.

피해학생과 그 보호자는 모멸감과 심지어 수치심까지 느끼며 고통당할 때 가해학생측은 엄청난 인원들이 동원되며 교사와 학교에 회유와 협박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

세월호나 이태원 희생자 유족과 학폭 피해자 및 그 부모들의 고통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볼 수 있다. 소수의 희생자에 대한 무관심과 불공정한 법집행이 누적되면서 국민들의 정서가 예민해지고 있다.

이번에 윤석렬 정부는 정순신 전직 검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인선에 민심의 분노의 수위가 특히 높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후보의 조기 사퇴로 사태가 진정되길 바랄 지는 모르겠지만 유력한 차기 당대표의 땅투기 문제까지 결부되며 분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처럼 법집행이 약자에 가혹하고 강자에 관대하게 보인다면 학폭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일시적 단속만으로 결코 뿌리 뽑을 수 없는 것이 청소년 범죄 아닌가? 성인사회가 속히 정상으로 돌아 가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해 출생자수는 25만 명을 하회했고 올해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남아 출생자가 15만도 안 되면 60만 대군 유지를 위해서는 앞으로 군복무기간을 5년 이상으로 늘려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출산 의욕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당장 밉더라도 이쁘게 볼 줄 아는 지혜라도 배우고 나와야 하는데가 학교다. 특히 못나 보이고 추해 보이는 약자를 괴롭히는 것이 학업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놀잇감이 되면 안 된다. 당분간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길 기대하긴 힘들겠지만 학교 교육에서 만큼은 평등의 철학이 구현돼야 할 것이다. 그렇게 키워진 인재들이 우리 사회의 미래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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