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재단 출연과 차은택 씨에 대한 광고대행 자회사 포레카 매각, 부산 '엘시티 비리'사건 연루 의혹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포스코의 건설자회사 포스코건설이 10년 가까이 동업해 온 한 시행업체의 지분을 ‘강탈’했다는 주장으로 또 한번 논란에 휩싸였다.
포스코건설과 인천 송도사옥 신축과 임대사업을 공동으로 해 온 테라피앤디는 지난 16일 "포스코건설이 지난 6월 특수목적회사(SPC) '피에스아이비(PSIB)'의 회사보유 지분 51%와 경영권을 야밤에 탈취하고 경영권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이어 "포스코건설은 송도사옥을 3개월후 부영주택에 3000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하고 560억여원의 손실을 떠안는 비정상적인 거래까지 자행했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PSIB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3566억원을 51% 대주주인 테라피앤디의 동의 없이 지난 6월 30일 만기일에 임의변제한 후 관리은행으로부터 담보권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지분을 가져갔다.
심지어 다음날인 7월 1일 자정 무렵에는 회사가 아닌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단독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기존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포스코건설 직원들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해 경영권까지 앗아갔다.
이어 포스코건설은 신규 임원진이 이사회를 열어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결의를 했고 당일 변경등기까지 완료했다. 이를 통해 대주주인 테라피앤디로부터 송도사옥 소유업체인 PSIB를 탈취해 간 것이나 마찬가지란 설명이다.
포스코건설은 PSIB가 부도가 날 경우 사업자금을 대출해 준 대주들이 담보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때 포스코건설이 PSIB의 대출채무를 대위변제해 주면서 대주들의 담보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포스코건설이 대위변제 등으로 대주의 담보권을 취득하면서 동업자인 테라피앤디의 지분도 모두 담보권 실행이라는 명목으로 빼앗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포스코건설은 보증인인 이사회 승인 절차를 무시한 채 PSIB의 신규 이사진을 동원해 송도사옥을 3000억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가격에 부영주택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테라피앤디는 불법적인 지분탈취를 저지하기 위해 PSIB의 신규 선임된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사 및 감사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고 이들의 배임행위에 대해 검찰에 형사 고소했다.
또 포스코건설이 주도해 심야에 불법적으로 진행한 피에스아이비의 임시 주주총회결의 부존재 및 이사회결의의 무효를 주장하는 본안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PSIB는 2008년 포스코건설의 송도사옥 건립을 위해 세워진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시행사인 테라피엔디와 시공사 포스코건설이 각각 51%, 49%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었다.
지난 6월이후 포스코건설의 100% 자회사가 된 PSIB는 포스코건설 송도 사옥(토지·건물)을 지난 9월9일자로 부영주택에 매각완료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매각대금은 3000억원이며 운영자금조달이 처분 목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송도 사옥의 장부가치는 2802억원이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시세를 고려할 경우 적정한 가치에 매각한 것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업계에선 이번 거래에 대해 '헐값 매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포스코건설은 송도 사옥을 팔아야 할만큼 유동성 위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기존 시세를 고려하더라도 당시 사옥 매각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동호 기자 dhk459@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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