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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정유년 새해 정초에 권하는 智談서상문 /고려대학교 역사연구소 한국전쟁 Archive 연구교수




설 명절 연휴가 금새 지나갔다. 우리는 여전히 음력을 고수하고 있으니 이제사 정유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통상 설날에는, 새해를 맞이하고 각오를 새롭게 하는 의미에서 희망을 얘기하고 훈훈한 덕담을 주고 받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덕담은 설 연휴 동안 주고 받은 것으로 충분하다. 덕담은 마음에 담아두고 이제 가슴에 새길 좀 더 근원적인 자기성찰의 智談이 필요한 차례다.

한국인들은 1년에 1인당 평균 맥주 120병, 소주 90병, 커피 330잔을 마신다는 통계가 있다. 또 매일 스마트폰을 3시간 이상 손에서 놓지 않고, 텔레비전에는 3시간씩이나 눈을 고정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데 책은 1년에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그래서 친구, 동창들끼리 만나고 모이는 것은 엄청스레 좋아하면서도 인문학적 대화를 나누는 것에는 대단히 인색하다. 아니 그런 대화의 필요성은 물론, 대화를 나누는 방법조차 잘 모르고 산다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일지 모른다. 인문학이라고 해서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또 일반인은 논해선 안 될 영역이고 학자들만 논하는 소위 "먹물"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인문학에 대해 자신과 관련이 없는 것이라거나 대학이나 학술세미나에서 할 일이지 일상생활 속에서나 저잣거리에서는 논할 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사는 게 일반적이다. 어쩌다가 사석에서 인문학적 주제를 얘기할라치면 "골치 아픈 얘기 하지 말고 술이나 마시자"고 하면서 핀잔을 주거나 뒤돌아서서 잘난 체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게 대다수다. 과연 이런 나라에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을까?

하루에 평균 40명이 넘는 이들이 매일 자살로 죽어가고, 1년이면 만 명하고도 수천명이 더 되는 사회적 약자들이나 억울한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자살로 삶을 비극적으로 마감하고 있는데도 정부와 정치권은 손을 놓고 있다. 일반인들은 자기와 자기 가족의 일이 아니라고 해서 관심도 없고, 이런 참담한 사실을 알지도 못한다. 극심한 경쟁사회로 내몰린 결과 남이야 죽든 살든 상관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에 과연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문학을 거론하기 이전에 우선 음주를 줄이는 만큼 독서량이 늘어나야 한다. 인문학의 사회적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독서는 한 나라의 지적, 문화적, 안정성과 성숙도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이웃 나라 일본인들의 독서열과 학구열은 잘 알려져 있다. 요즘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추세에 있지만, 한 때 지난 1세기 이상은 대단했었다. 약 150년 전인 메이지유신 후인 1872년 2월 초편이 출간되고 제17편이 출간된 1876년 11월에 이르는 4년 남짓한 사이에 후쿠자와 유끼치(福

서상문  kotrin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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