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실시한 6차 핵실험은 수소폭탄인지 원자폭탄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만약 수소폭탄이라 하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압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핵보유국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천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3일 오후 "조선 노동당의 전략적 핵무력 건설구상에 따라 우리의 핵 과학자들은 9월3일 12시(한국시간 낮 12시30분) 우리나라 북부핵시험장에서 ICBM장착용 수소탄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9월9일 건국절 기념일에 5차 핵실험을 한 지 1년 만에 다시 실험을 재개했다.
그러면서 이번 핵실험이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완결 단계 목표를 달성하는 데 매우 의의 있는 계기"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핵실험은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에서 지휘부의 결심만 서면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고 평가해 왔다. 한미 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지난달 31일 끝났지만 북한은 그 새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발사까지 단행해 대화 국면 전환의 기대감을 어렵게 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더 강력한 대북 제재를 불러올 '레드라인'을 넘는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핵 폐기를 위한 협상은 없으며 원래 구상대로 핵·미사일 완성으로 '핵보유국'의 지위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는 해발 1000미터 이상의 높은 산에 둘어싸인 천혜의 핵실험장으로 꼽힌다.
북한은 과거 이 곳에서 2006년 10월 9일,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지난해 1월 6일과 9월 9일 등 다섯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한 바 있다.
주변에 해발 2205m의 만탑산을 비롯해 기운봉, 학무산, 연두봉 등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산이 있으며 암반이 화강암으로 이뤄져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핵실험 원료로 우라늄 등이 생산되는 함경남도 단천지역과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핵실험에 용이한 요소로 꼽힌다.
북한은 만탑산에 주요 핵시설을 배치, 지하에 수평 및 수직 갱도를 뚫은 뒤 갱도 안에서 핵실험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5차 핵실험은 규모 5.04로 위력은 10㏏로 평가됐지만 이번에는 규모가 5.7로 그보다 더 위력이 큰 역대 최대치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핵실험이 기존의 원자폭탄을 넘어 수소폭탄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이민규 기자 kotri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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