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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연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11일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이유가 있든 영화제는 열려야 한다. 영화제 개최를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 "집행위원장을 맡은 2015년부터 지금까지 매일매일이 영화제 위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야기를 듣더라도 올해 영화제를 마치는 게 내가 해야 할 도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위원장은 올해 영화제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 지난해 영화제가 민간인 조직위원장 체제로 넘어가며 추대된 김동호 이사장도 함께 자리에서 물러난다. 지난달 부산영화제 사무국은 성명서를 통해 강 위원장이 "영화제 대내외 운영에 대한 소통의 단절과 독단적 행보가 도를 넘었다"며 사퇴를 요구했고, 강 위원장은 영화제 구성원들의 이런 요구를 수용했다. 당초 강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였다.
강 위원장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영화제는 사실상 파행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영화산업노조·영화감독조합·촬영감독조합 등 직능단체들이 부산시와 정부의 영화제 장악 시도에 맞서 부산영화제 보이콧을 선언했고, 현재까지도 철회하지 않고 있다.
강 위원장은 이와 관련, "하루아침에 상황이 쉽게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3년 동안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고, 결국에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영화제를 지키려는 마음은 모두 똑같다. 잘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올해 영화제는 다음 달 12~21일 열린다. 모두 75개국 298편의 영화가 초청됐고, 부산 영화의전당 등 5개 극장 32개 스크린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개막작은 신수원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문근영이 주연한 '유리정원'이다. '명왕성'(2013) '마돈나'(2015)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신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인간의 욕망이 뒤엉키는 세계에서 공존하는 방법을 숲으로 도망치 과학자와 그를 멀리서 지켜보는 무명 소설가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폐막작은 대만 거장 실비아 창 감독의 '상애상친'이다. 여성 감독 작품이 개·폐막작 모두에 선정된 건 영화제 역사상 처음이다.
'지석상'(Kim Jiseok Award) 신설은 올해 영화에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세상을 떠난 고(故)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아시아 영화의 창' 부문에 초청된 작품이 대상이다.
올해도 해외 유명 영화인들이 부산을 찾는다. 거장 올리버 스톤 감독이 뉴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자리하는 것을 필두로, 허우샤오시엔·고레에다 히로카즈·대런 애러노프스키·지아장커·모흐센 마흐말바프·가와세 나오미·구로사오 기요시 등이 영화제를 빛낸다.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로런스,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 등도 부산에서 볼 수 있다.
강인구 기자 yosan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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