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단수여권을 가진 한국인 여행자에 대해 입국을 거부하는 방침을 정한 지 5일이 넘도록 한국 정부는 이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6일 외교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필리핀 정부는 단수여권을 지닌 한국 여행객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단수여권은 기한 1년짜리 간이 여권으로, 외국에 나갈 일이 자주 없는 여행객들이 간단한 절차를 통해 발급받을 수 있으며, 기한 내 1회에 한해서 사용할 수 있는 여권을 말한다.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필리핀이 왜 단수여권 소지자에 대한 입국을 금지하는지 이유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여권 발급 절차를 담당하는 일선 구청 등에는 입국 거부 나흘이 지나서야 관련 사실을 통지해 행정상의 불편을 자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한 여행객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3일 단수여권을 소지한 여행객은 필리핀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 당한 채 되돌아 왔고, 인천공항에서 소식을 접한 여행객 9명은 한꺼번에 여행 일정을 미루는 일도 발생했다.
한편 5년 기한의 복수여권을 소지한 한국인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입국사증이 없어도 필리핀 입국 후 21일간 체류할 수 있다. 외교부는 "필리핀 방문시 단수 여권이나 여행증명서 대신 복수여권을 이용해 달라"며 "여행객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앞으로 필리핀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수진기자 pottersdi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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