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세계나비곤충엑스포가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무분별한 확대가 그 원인이다. 지자체의 자기 역량에 맞지 않는 대규모 행사 개최의 부메랑을 맞은 것이다.
지난 1999년 처음 개최된 함평 나비축제는 엑스포로 확대된 이후 나비가 아닌 다른 '잡스러운 것'들이 너무 많이 들어와 초기의 단순성과 순결함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전남 함평군은 10일 열악한 예산 사정 등을 들어 내년에 개최될 '세계나비곤충엑스포' 개최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병호 함평군수는 9일 오전 함평군청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기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소모성 축제나 전시성 행사를 지양하라는 정부의 강력한 권고와 비생산적 행사에 대한 국민적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아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엑스포를 개최하지 않는 대신 더 내실 있는 나비축제 준비로 엑스포에 버금가는 국제적 축제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나비곤충엑스포 예산을 절감해 군민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농업 노인복지 교육 기업유치 등에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재정자립도 8.2%로 전국 85개 군 단위 지자체 중 84위에 머물고 있는 함평군이 수 백억원의 손해를 감수하며 엑스포를 개최하는지 고민을 거듭하다가 내린 결정이어서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지난 2008년 제1회 행사를 치른 세계나비곤충엑스포는 당초 군의 발표와 달리 549억원 지출에 137억원의 수입으로 412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내년에도 167억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나 현재 현재 함평군이 확보한 예산은 국비 13억원과 군비 4억원 등 총 17억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10.5%에 불과해 재정 확보의 난항이 이어지는데가 적자가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대신 국제 행사인 나비엑스포 대신 나비축제에 집중할 경우 예산이 20분의 1로 축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군수는 "내년 나비축제 규모를 내실있게 준비해 함평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할 계획"이라며 "축제 쿠폰과 상품권 발행을 늘리고 농특산물 판매를 증대시켜 군민소득과 연계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나비곤충엑스포 포기에 대해 의외라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비생산성 축제를 과감히 포기한데 따라 재정 부담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지만 나비축제로 친환경농업을 선점해 온 그동안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경북 예천군의 경우 친환경축제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7년 곤충바이오엑스포를 개최한데 이어 올해에는 규모를 더욱 확대해 제2회 행사를 이달 28일부터 23일간 치를 예정이다.
예천군은 최근 국내 대표 곤충 전시 및 연구기관 13곳과 '멸종위기곤충 공동연구협력 협약'을 체결하는 등 곤충바이오엑스포를 계기로 곤충산업과 친환경농업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다.
정성남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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