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이긴 뒤끝인가...찝찝하게 터진 소식이 하루종일 인터넷을 달궜다.
다름이 아니라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축구 대표팀의 박종우 선수가 메달 박탈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박종우의 군면제 혜택도 사라지게 된다.
1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박 선수가 지난 11일(현지시간 10일) 영국 카디프 밀레니엄스타디움에서 벌인 축하 세리머니에 대해 올림픽 규정에 맞지 않는 '정치적 견해 표명'이라고 판단, 대한체육회를 통해 박 선수에게 메달 수여식 참석 불가 방침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12일(현지시간 11일) 동메달 수여식에는 18명의 한국 선수 중 박 선수를 제외한 17명만이 참가했다. 이어 IOC는 국제축구연맹(FIFA)을 통해 정확한 진상조사에 이어 박 선수에 대한 메달 박탈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 선수는 지난 10일 월드컵 축구 3, 4위 결정 한일전에서 동메달 획득이 확정된 후 한 팬으로부터 받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쓰인 작은 플래카드를 들고 웃통을 벗고 세리머니를 벌였다.
이는 관중석에서 받은 '독도는 우리 땅' 종이를 건네받아 펼친 즉흥 세리머니였지만, IOC는 올림픽 무대에서 정치적인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IOC 헌장 50조)하고 있는 점을 들어 엄격한 조치를 요구했다. IOC 규정에는 올림픽 시설이나 경기장에서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경우, 메달 박탈 또는 자격 취소 등의 징계에 처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결국 박종우는 남자축구 결승전이 열린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동료들과 멕시코-브라질전을 관람했지만 시상식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시상식이 끝난 뒤 축구대표팀은 곧바로 히드로 공항으로 이동, 귀국길에 올랐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 측은 “박 선수가 승리에 도취돼 관중이 던져 준 피켓을 들고 행한, 우발전인 해프닝이었으며 의도적 행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향후 조사결과에 따라 박 선수는 동메달 박탈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맞아 병역 면제 혜택이 무산될 수도 있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는 정치적인 세리머니가 아니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며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욱일승천기의 경기장 반입은 허용되고, 내 땅을 내 땅이라고 하는 것이 위법?”이라며 성토하고 있다. 현재 IOC를 비롯해 FIFA 홈페이지에는 항의 글을 남기기 위한 국내 네티즌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한편, K-리그 부산아이파크 소속의 박종우는 이번 올림픽팀에서 4강 브라질전을 제외하고 예선부터 3~4위전 한일전까지 5경기에 선발 출장해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박종우는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같은 포지션의 기성용이 공격에 전념할 수 있게 돕는 ‘질식 수비’의 핵심선수다.
정은미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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