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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선미촌, 문화예술로 성매매집결지 밀어내다- 예술가들 문화예술 창작공간이자 마을 주민 사랑방으로 탈바꿈

성매매집결지인 전주시 선미촌 한복판으로 들어간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이곳을 문화예술마을로 바꾸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해 12월에 7인의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 선미촌 한가운데서 운영 중인 예술책방 ‘물결서사’에 지난 1년간 열 세평 정도의 작은 공간에 약 1000명이 다녀가는 등 서노송예술촌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했다고 27일 밝혔다.

서노송예술촌 프로젝트는 시가 성매매집결지인 선미촌을 문화예술마을로 바꾸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예술책방 물결서사는 시가 옛 성매매업소와 낡은 가옥을 사들인 공간에 들어서 문화·예술의 저력을 바탕으로 어두웠던 선미촌을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물결서사는 전주에서 활동 중인 시인, 화가, 성악가, 사진작가, 영상작가 등 일곱 명의 예술가로 이뤄진 프로젝트 팀 ‘아티스트 랩 물왕멀’이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선미촌에서 열린 여성 인권 관련 전시를 준비하며 함께 작업을 시작했고, 이후 ‘물왕멀’ 팀을 구성했다. 물왕멀의 대표를 맡고 있는 임주아 시인은 책방 기획자 경력이 있어 원활한 책방 운영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결서사라 명칭은 지명에서 풍기는 물의 이미지를 살린 ‘물결’이라는 단어와 서점·이야기라는 의미를 지닌 ‘서사’라는 말을 합쳐 만들었으며, 중노송동의 옛 지명이자 물이 많은 마을이라는 뜻의 ‘물왕멀’은 물결서사의 도로명 주소이기도 하다.

물결서사에서는 지난 1년간 문학·음악·미술 등 다양한 예술 관련 서적을 판매해왔다. 공유 책방으로써의 역할도 하는 이 서점에는 동네 주민 등이 기증한 헌 책을 저렴한 가격에 살 수도 있다.

참여한 7인의 예술가들은 각기 요일을 정해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책방을 지키고 있으며, 운영 초기 하루에 손님이 한 명 올까말까 한산했던 작은 책방은 입소문을 타고 어느덧 연간 1000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는 명소가 됐다. 이는 물결서사가 개소 이후 한 해 동안 30여 차례의 크고 작은 프로그램과 활동을 전개해왔기 때문이다.

물결서사는 동네책방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참여 예술가들은 문화예술 워크숍을 진행하고, 워크숍 주제와 맞는 책이나 화제의 책을 선정하여 소개하기도 한다. 때로는 동네 주민이 주인공이 돼 살아온 얘기를 풀어놓는 기회를 제공하고, 시인의 시낭독회와 북토크, 동네주민과 함께 하는 영화제를 열기도 했다.

그 결과 △조현상 성악가의 데뷔 무대 △레이린✕김수탁의 노래 공연 △‘출판계의 이변‘이라는 말을 듣는 베스트셀러 작가 박준 시인 방문 △’대도시의 사랑법‘ 저자이자 다수의 작가상을 수상한 박상영 작가의 팬미팅 △타지역 예술가 그룹과의 교류 △SK텔레콤과 협업한 청년갤러리 전시 활동 등 서노송동에서 추진된 문화예술행사들이 모두 물결서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7인의 예술가들은 또 동네 야시장과 전주독서대전 등 주요행사 때마다 책방 부스를 운영, 책을 팔고 물결서사를 홍보하기도 했다. 올해 전주독서대전에서는 1000여 명의 관람객이 물결서사 부스를 방문해 도서를 구매하거나, 책갈피 만들기 체험 등을 함께 했다.

임주아 물결서사 대표는 “물결서사가 선미촌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 나아가 남다른 이야기가 있는 특별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게 목표”라며 “누군가에게는 어둡고 피하고 싶은 공간인 선미촌이지만, 물결서사는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힘 모아 예술촌으로 거듭날 수 있는 거점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계숙 전주시 사회적경제지원단장은 “가장 아픈 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말처럼 전주시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선미촌을 시민의 지혜를 모아 문화·예술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면서 “그 시작은 물결서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sanghod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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