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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가짜뉴스 생산하는 태극기부대, 극우가 설 자리는 없다

 

 

경주 국립박물관에 가면 유리잔이나 유리구슬 같은 유리공예품을 많이 볼 수 있다. 

신라가 한반도 동남쪽 구석에 박힌 단순한 '촌놈' 나라가 아니라는 증거다. 그 물품이나 제자기술의 유입경로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역과의 적잖은 교역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크로드는 전한시대에 형성된 동ㆍ서간 국제 무역로였다. 이를 통해 중국 뿐 아니라 주변국들도 문명의 교류라는 혜택을 보았을 것이다. 

미국은 종전 이후 GATT 기구 등을 출범시키며 국제무역을 확대시키고자 했다.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시장쟁탈전을 대신하여 자유로운 국제교역질서를 만들어 조화로운 공동 번영을 도모하려는 긍정적인 취지로 평가 받을 수 있었다. 선진국 뿐만 아니라 많은 신생독립국가들에게도 GATT에 가입만 하면 거대한 국제시장으로의 진입의 기회가 열렸던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최대 수혜국가 중 하나이다.

GATT와 브레튼우즈 같은 국제결제체제의 최대의 문제점은 미합중국 달러화의 독점적 지위였다. 국제교역량이 늘어나면서 미국이 달러화 공급을 늘려야 했던 것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월남전을 치르며 미국이 달러 남발을 하자 당연히 경쟁국의 불신과 반발을 불러 올 수 밖에 없었다. 프랑스를 필두로 달러를 금으로 바꿔 가자 1971년도에 미국 닉슨 대롱령은 금으로 바꿔 주지 않겠다며 불태환화를 선언했다.

기축통화국의 지위가 흔들리자 미국은 대만을 버리고 중국에 구애를 시작했고 마침내 1979년에 중국과 수교하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우리나라의 경제상황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다. 만약 중국 시장이 열리지 않았다면 대한민국호는 진작 좌초되었을 지도 모른다.

중국으로서도 껄끄러웠던 소련을 떠나 서방세계에 편입된 것은 큰 기회였다. 국가에서 인민의 기본생계를 보장하는 사회주의체제는 자본이 좋아 하는 값싼 양질의 노동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게 하였다. 서방과 심지어 한국의 자본까지 쏟아져 들어가자 중국은 단숨에 세계 제1의 생산기지의 지위에 오르며 지금은 G2 국가로 미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주도의 자유무역시장으로부터 엄청난 혜택을 누려왔다. 외환 보유고는 3조 달러 이상으로 미국에 대한 세계 최대의 채권국이 되었다. 한편 미국은 2008년 양적 완화 이후로 달러를 쉴 새 없이 발행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무역을 통해 달러를 벌어 들이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미국 유학을 다녀 온 사람은 자유시장경제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어느 나라라도 스스로 자유로운 무역환경을 조성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었을 것이다. 불가능할 수도 있다. 중국 역시 청대 시절 영국의 무력 앞에 무릎을 꿇기 전까지는 무역에 협조적이지 않았다. 조선도 마찬가지였다. 한 나라 안에서도 지방마다 텃세가 있는데 남의 나라 시장을 여는 것이 보통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누구 하나 자유시장경제가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요즘 우리 보수는 입만 열면 자유시장경제를 부르짖고 있다. 자본주의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 듯 하다. 미국이 자국 화폐를 남발하며 '자본의 희소성(가치)'이 무너지자 이젠 자본주의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것도 불편해졌다. 지구가 온통 금으로 덮혀 있다면 금 대신 농사 지을 수 있는 흙을 찾아 다니지 않을까? 트럼프 뿐 아니라 그 이전부터 미국은 무역적자에 시달리면서 자유무역마저도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ᆞ중 무역분쟁도 미국의 지나친 수입규제 정책이 원인이다. 하지만 미국은 그러면서도 달러화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를 단호하게 지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설득력도 없고 국제적인 지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 미국 달러가 외면 받을 거라는 것은 시진핑도 알고 트럼프도 알고 있을 거라 본다.

우리나라 보수가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모습은 미국의 딱한 처지를 도우려는 심사라고 봐 줄 수도 있다. 물론 여태 달러경제권 안에서 잘 먹고 잘 살아 왔기 때문에 의리를 지키겠다는 마음을 비난할 것까지는 없다. 다만 미국에 대한 충성 경쟁만으로 정치판도를 짜 가겠다는 의도라면 좌시하기 어렵다.

큰 나라의 환심을 사려면 국민의 일부를 대국의 위험한 적으로 각인시켜야 한다. 민감한 사안을 부각시켜 반대 진영의 입장을 곤란하게 만든다는 전략이다. 구한말 고종을 하야시킨 친일 매국노들의 작태와 다를 바 없다.

국제적 역학관계는 늘 바뀔 수 있다. 일본이 미국과 싸울 때 친일파들은 조선 청년들을 미국에 대항하는 전장으로 몰아 넣었다. 해방후 미국이 후원하는 이승만과 손을 잡은 친일파들은 반공주의자로 변신해 냉전체제의 최전망에 섰다. 이 땅에서 보수라 자처하는 자들이라고 유연성이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보수들은 적폐의 사주를 받았는지 어쨋는지는 알수 없으나 일장기와 성조기까지 들고 나와 가짜 뉴스로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 코로나19와 싸우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 및 미국과도 공동의 타협점을 찾으러 노력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로서는 아연실색할 일이다. 어쩌면 미국이 진짜 위기에 빠질 때 가장 먼저 돌아 설 사람들이 태극기부대 배후세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백태윤 선임기자  pacific1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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