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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두 연구기관이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의 가맹점의 매출과 주민 소비증대 효과가 서로 달라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의 경제활성화 효과가 크다는 연구 결과를 내 놓은 반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오히려 부작용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앞서 내놨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31일 발간한 지방자치 정책브리프에 실은 '지역사랑상품권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지역화폐 발행에 따른 전국적 부가가치 창출은 국비 보조금 등 발행비용을 제외할 때 올해 8천억원 순증으로 추산했다.
이러한 내용은 앞서 지역화폐의 경제 활성화 효과보다 부작용이 크다고 본 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의 연구와 상반되는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의뢰한 지방행정연구원의 이번 보고서는 지역화폐이용자 1천21명과 소상공인·자영업자 522명을 대상으로 지난 10∼11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와 전체적 부가가치 등 경제적 효과 분석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설문조사를 통해 지역상품권 도입 전후 소상공인의 월평균 매출액과 상품권 이용자의 월평균 소비를 집계한 결과, 지역상품권 도입 후 가맹점은 월평균 매출액이 87만5천원(3.4%) 늘어난 반면 비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8만6천원(0.4%) 감소했다고 밝혔다.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매출 규모가 작은 영세 가맹점일수록 높았다. 매출액이 적은 순서대로 저위, 중위, 상위로 나눴을 때 월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3.6%, 12.9%, 9.9% 순이었다.
지역상품권 이용자의 월평균 소비 금액(거주지 내)도 상품권 도입 후 29만9천원 증가했다.
또 이용자의 77%는 보유한 지역상품권을 3개월 안에 모두 사용했으며, 상품권 주 사용처는 마트·슈퍼마켓, 음식점, 병·의원·약국, 서점·안경·문구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상품권 발행·유통에 따라 소비와 거래가 증가하면서 창출된 부가가치도 올해 1∼10월 약 2조원으로 추산했다.
여기서 상품권 10% 할인판매 차액 보전에 지원된 국비·지방비 1조1천억원, 발행비용 1천억원을 제외한 부가가치 순증분은 약 8천억원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또한 사용지역 제한이 있는 지역상품권이 신용카드보다 서울에 집중 사용되는 경향이 덜해 지역 간 소비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되며, 온누리상품권과 비교해도 가맹점과 이용자 기반을 확대하는 데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세연은 지난 9월 보고서에서 소비지출을 역내에 가두는 데에서 오는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는 모든 지자체가 발행에 참여하면 사라지게 되며, 오히려 정부 보조금 등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순손실이 올해 2천260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를 이재명 경기지사가 강하게 비판하면서 지역화폐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여효성 지방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지역상품권은 지역 내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가 크다"며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타격을 입은 업종의 매출 유지에 지역상품권이 도움이 됐다고 판단하며, 이를 고려할 때 향후 지역상품권 발행·유통은 경기대응 정책 수단으로써 접근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역화폐는 특정 지역에서만 쓰도록 지자체가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일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해 오다가 2018년 중앙정부가 상품권 발행액의 일부를 지원해주기 시작하면서 발행 지자체 수와 발행 규모가 급증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정부 지원이 더 늘어 발행 규모와 국고지원금이 각각 9조원, 6천690억원에 달했다. 내년에는 15조원, 1조522억원으로 더 불어난다.
행안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역상품권의 정책 효과에 대한 연구는 학계에서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면서도 "올해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발행 규모를 확대해 지역내 소비와 소상공인 매출에 도움이 된 것은 맞으며 지역 소비 진작과 영세 자영업 가맹점 지원 취지를 고려해 예산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미 기자 kotrin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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