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위대했다. 민생파탄과 국정 실패로 점철된 정부여당과 기득권 정당의 오만과 독선을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확히 심판했다.
제1당이라고 기고만장하며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던 새누리당의 무능과 부패를 가차없이 처단했으며, 호남을 '주머니 속의 공기돌' 정도로 가벼이 여기던 더민주의 위선과 탐욕도 정확하게 찍어 냈다.
이번 4·13 총선은 여당인 새누리당을 제1당에서 끌어 내리는 참패를 안겨주고,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를 이끌어 내며 막을 내렸다.
20대 국회 최종 의석수는 더민주 123석, 새누리당 122석, 국민의당 38석, 정의당 6석, 무소속 11석으로 확정됐다. 비례대표 의석수는 새누리당 17석, 더민주 13석, 국민의당 13석, 정의당 4석으로 배분됐다.
새누리당은 총 122석으로 과반 의석수 확보에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 원내 제1당까지 내줬다. 새누리당은 최대 접전지인 수도권에서 전체 의석(122석)의 3분의 1도 확보하지 못했고,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에서도 총 65곳 가운데 무려 17곳에서 야당과 무소속 후보에게 밀렸다.
이에 따라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동력 상실은 물론 레임덕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더민주는 서울과 수도권을 휩쓸며 선전했다. 영남에서 9석을 차지하고 서울 강남권에서도 의외의 성과를 얻었다. 하지만 더민주는 ‘호남’을 국민의당에게 내주며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
호남의 참패는 향후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이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신다면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대선에도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지 이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일각에서는 문 전 대표 특유의 나몰라라~ 하는 책임회피와 무책임으로 일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의 존재감은 ‘급부상’했다. 앞으로 의회활동에서 정무적으로나 정책면에서 확실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됐다. 국민의당은 이번에 38석으로 목표치인 40석에 가까운 승리를 거뒀고, 호남에서도 더민주를 완전히 축출했다.
다만 국민의당은 호남을 제외하고 수도권에서는 겨우 2석에 그친 것이 지역당의 이미지를 벗는 한계로 지적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유권자들의 ‘전략 투표’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역구 후보와 정당(비례대표) 투표를 따로따로 선택한 것이다. 서울 수도권 지역구 투표에서는 인물위주로 하고 정당투표는 제3당, 즉 국민의당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정당 득표수는 더민주와 13석으로 같지만, 득표율은 26.7%로 더민주 25.5%보다 더 높게 나왔다.
이는 새누리당과 이에 놀아나며 제대로 야당 역할을 못해 온 더민주 등 양당체제를 심판하고 선진국형 제3당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강동호 축제&뉴스 공동대표는 “양당 체제를 허물고 새로운 대안 정당이 필요하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 의 표심으로 나타났다”며 “다양한 정치적 비전을 담을 수 있는 선진국형 다당제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체제 개편이 요구된다”고 평가했다.
논설위원 kotrin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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