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평화와 복지, 두 개의 날개가 필요합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내년 총선과 대선의 승리를 위해서는 햇볕 정책을 기조로 한 대북 평화정책과 보편적 복지를 토대로 한 대국민 복지 확대책이 동시에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4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한 모임에 연사로 나온 정 최고위원은 “남북간 대결구도, 양극화와 물가상승으로 서민경제의 파탄, 구제역 초기대응 실패 등 이명박 정권의 연이은 실정으로 내년도 정권교체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야권이 내년도 총선과 대선 두 개의 선거에서 승리하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평화와 복지에 찬동하는 모든 정치세력들의 대동단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세력들의 단결은 (느슨한 연대가 아니라) 새로운 국민적 요구인 복지 색채를 강하게 띤 ‘복지국가연합정당’의 탄생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완수할 수 있는 시간은 오는 4월 재보선이후 연말까지의 기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대선 출마자의 공직탈퇴 법정 시한인 올 연말까지 ‘복지국가연합정당’을 통한 새로운 변화를 만들지 못하면 현재와 같은 판세 속에서 또 다시 보수세력에게 권력을 넘겨 줄 수 있다는 우려다. 그러나 평화와 복지를 축으로 하는 야권 정치세력의 대통합이 이루어지면 내년 총선과 대선, 두 개의 선거에서 동시에 승리할 수 있다고 정 최고위원은 자신했다.
정 최고위원은 복지정책의 실현과 관련, 부유세의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유세의 신설이 없이도 국민이 원하는 복지정책을 펼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보편적 복지정책 추진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이 들게 하는 것”이라며 “부유세의 도입은 복지정책 추진을 위한 세원마련의 의미도 있지만 우리 사회 부유층의 재산형성과정에 대한 투명성을 재고시켜 그 자체로도 사회정의 실현에 바탕이 되며 그 결과 사회통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최근 한 언론사에서 나온 ‘국민의 80%가 부유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소개했다.
정 최고위원은 “부유세의 적용 대상은 금융, 부동산, 사치품 등 재산가액 (가령) 30억원 이상인 사람이 대상이기 때문에 중산층 등 일반인들은 증세에 대한 부담을 별로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하고, “소득세에 대해서도 (가령) 1억원이상의 고액 소득자에 대한 세율 재조정이 필요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부유세의 징수 방법론에 대해 “현재는 국세청, 국토해양부, 행정안전부, 금융감독원 등의 전산망이 통합돼 있지 않아 엄청난 탈루 소득이 발생한다 해도 이를 잡을 방도가 없다”며 “이것만 통합해도 특정인의 재산상태가 투명하게 파악돼 적정한 수준의 부유세를 징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정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권이후 비정규직, 미취업 대졸자, 무주택 도시 서민들이 엄청나게 증가했다”면서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자연계의 약육강식의 질서가 아닌 인간계의 사회적 평등과 통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복지정책의 도입과 이을 위한 조세혁명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부유세의 도입과 이를 통한 조세혁명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71년 대선 후보전에서 장충단 공원 연설에서 이미 주창했던 것”이라며 오래된 연원을 설명하고, “보편적 복지와 부유세의 신설은 현행 헌법에 명문화 되어 있는 국민의 행복실현권, 사회권의 보장 및 정부의 경제민주화 책임 규정과도 절대적으로 부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국회에 계류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도 “미국이 하나의 국내법을 손질하면 우리는 8개를 손봐야 할 정도로 우리에게 부담이 더 크다”며 “우리는 미국에 대한 자동차 수출 증가 혜택을 볼 수 있으나 그 대가로 국내 수입약값은 두배로 오르고 미국 보험사의 국내영업 손실에 대해 정부가 세계은행에 제소를 당해 손해배상을 해 줘야 하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한미 FTA를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것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당시로서는 한미FTA의 속성을 잘 몰랐고 무엇보다 한미동맹관계를 중시해 또 다시 경제동맹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던 것 같다”면서 “꼭 한미FTA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1동맹(미국)-3우방(일본, 중국, 러시아) 체제로 국가 안보를 지켜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 최고위원의 연설에 대해 한 참가자는 “야권이나 민주당내 정치적인 역학관계를 떠나서 정 의원의 평화와 복지에 대한 염원과 진정성이 느껴진다”면서도 “다만 한미FTA에 대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 중국 등도 FTA를 열심히 추진하고 있고 다른 보완책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미 양국 국회의 비준만을 남겨 둔 상태에서 이를 손대면 엄청난 후유증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는 시각을 보였다.
강민규기자 easko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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