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축제의 3파전이 열렸다.
‘보리축제의 원조’격인 전북 고창군에 이어 전북 김제군이 올해 제2회 황금보리축제를 연다고 발표한 지 불과 하룻만에 전남 영광군도 보리축제 가담을 선언했다. 이번에 찰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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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은 14일 오는 5월 14일부터 이틀간 군남면 지내들 옹기·돌탑공원에서 ‘제1회 영광 찰보리 문화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축제는 지난 2009년 영광군이 보리산업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보리의 생산과 저장, 가공산업의 집적화를 위해 마련됐다.
축제에서는 보리로 만든 비빔밥과 동동주, 칼국수 등의 시식회가 열리며 청보리 조사료 생산 시연회도 열린다. 또 보리밭 보물찾기와 소 쟁기질 시연, 달구지타기, 맥간공예, 보리피리 불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행사장인 지내들 옹기·돌탑공원에는 2700여개의 옹기 조형물과 8기의 대형 돌탑이 설치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앞서 13일 전북 김제시는 올해 두번째로 ‘지평선 황금보리 추억의 보리밭축제‘를 오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진봉면 심포리 망해사앞 보리밭에서 연다고 밝혔다.
김제의 향토자원인 ‘지평선 황금보리 명품화’를 테마로 사랑의 미로, 한반도 둘레길 걷기 등의 보리밭 걷기 체험과 40여개의 먹거리 장터, 향토특산물 판매, 승마체험 등이 이어진다.
앞서 전북 고창군은 이달 23일부터 16일간 공음면 학원농장 일대 보리밭 100만여㎡에서 ‘제8회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초록 물결 넘실대는 보리밭 샛길을 걸으세요’라는 주제의 이 축제는 청보리밭을 테마로 한 녹색관광축제로 보리밭을 거닐며 봄을 만끽하는 자리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보리축제를 여는 것은 보리관련 농산물도 판매하고 외지 관광객들을 끌여 들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 선발주자인 고창군은 이미 ‘청보리 축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 매년 60만명이 다녀가고 200억원의 경제효과가 창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같은 역내에서 같은 주제로 세 개의 축제가 연달아 열리는 것은 전형적인 ‘축제 베끼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농촌출신 한 서울시민은 “김제나 고창이나 영광이나 옛부터 보리의 주산지로 유명하다”며 “그래도 다른 지역에 정착한 축제를 또 다시 만든다는 것은 축제를 아이덴티티를 망치고 결국 서로 피해를 볼 수도 있는 행태”라고 꼬집었다.
양미리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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