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호냐 청풍호냐’를 놓고 명칭 싸움을 벌였던 충북 충주시와 제천시가 이번에는 벚꽃축제 개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충주시가 이번 주 15~17일 충주댐 우안 공원에서 '제1회 충주호벚꽃축제'를 열기로 하자 15년째 같은 시기에 청풍면 일원에서 '청풍호 벚꽃축제'를 개최해 온 제천시가 발끈하고 나섰다.
송만배 제천시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제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호 공동노력을 통해 상생해야 할 충주시가 이웃집 잔치를 축하해 줘야 하는데도 같은 날짜에 충주호 벚꽃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지역갈등을 부추기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15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청풍호 벚꽃축제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저해하는 충주시의 행태에 대해 엄청난 서운함과 분노를 금할 길 없다"면서 "충주시의 벚꽃축제 개최는 제천시의 벚꽃축제에 찬물을 끼얹는 행태이며 비신사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아가 "충주시장은 지역간 갈등을 부추기는 이번 벚꽃축제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면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상호주의에 따라 충주시가 개최하는 각종 행사의 불참과 교류.협력 활동의 중단 등의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천시는 1997년부터 제천시 금성면과 청풍면 호반 도로 왕벚나무를 주제로 청풍호 벚꽃축제를 열고 있으며, 올해 6,000여만원의 예산으로 15~17일 '제15회 청풍호 벚꽃축제'를 개최한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봄철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벚꽃 피는 시기에 맞추어 축제를 여는 것은 어쩔수 없지 않느냐’며 제천시의 벚꽃축제에 대한 지나친 독점의식을 비판했다.
또 어떤 면에서는 두 지역이 동시에 축제를 개최하면 양측이 시너지 효과를 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충주시 관계자도 "시가 300만원, 수자원공사가 500만원의 사업비를 각각 지원해 사회단체에서 행사를 준비한 것일 뿐"이라며 "제천 청풍호 벚꽃축제보다 충주호 벚꽃축제는 규모가 훨씬 작아 두 도시간 경쟁구도로 몰아가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충주시의 무분별한 축제 개최 시도를 비난하는 여론도 있다.
충주는 이미 세계무술축제, 호수축제 등 굵직한 축제를 열고 있어 굳이 그동안 해오지 않았던 봄철 벚꽃축제까지 열어야 하느냐 하는 비판이다.
제천출신 한 출향민은 “제천시는 지난 1995년 충주댐 건설로 1만 8,690명의 수몰 이주민을 낸데다 전체 수몰면적 중 63.9%가 제천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충주댐, 충주호라는 명칭이나 댐 지원 사업비 규모면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충주시가 벚꽃축제까지 가로채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서진수객원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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