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20여개 특급호텔 중 한식당이 있는 곳은 소공동 롯데호텔과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 메이필드호텔, 르네상스서울호텔 등 네 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복 디자이너 이혜순씨의 출입금지 사건으로 말썽을 일으킨 신라호텔은 지난 2005년에 한식당을 없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5~10년새 신라호텔, 파르나스호텔(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인터컨티넨탈코엑스),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밀레니엄서울힐튼, 웨스틴조선 등 6곳이 기존에 있던 한식당을 없앴다.
파크하얏트서울, 호텔리츠칼튼서울, 그랜드힐튼서울, JW메리어트호텔서울, 서울프라자호텔, 그랜드앰배서더서울 등 6곳은 처음부터 한식당을 설치하지 않았다.
정부는 ‘한식 세계화’를 외치며 한식재단(이사장 : 정운천)까지 만들었지만 정작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특급호텔에서는 한식이 천대를 받고 있는 꼴이다.
관광업계는 특급호텔에서 한식당이 사라지거나 아예 설치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수익성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는 한식을 세계화하고 싶어 하지만 특급호텔의 주 고객인 외국인들은 한식을 찾아서 먹지 않는다”며 “이익을 내야 하는 호텔 입장에서는 한식당을 없앨 수밖에 없는 사정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14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전체회의에서 “국내 특급호텔에서 한식당이 없어지는 추세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을 통해서라도 특급호텔에서 한식을 즐길 수 있도록 정책을 펼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그는 또 “(이혜순씨 사건에 대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해 엄중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4일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은 이혜순씨에게 이번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품이 넓은 한복의 특성상 옷이 밟히거나 넓은 소매가 음식물이 닿는 등 여러가지로 고객 불만이 야기될 수 있어 작년부터 한복 착용에 대해 주의 사항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민규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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