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추진하는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핵심이자 총 30조원이 소요되는 국내 최대 규모 개발사업인 용산역세권 프로젝트가 출범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다.
사업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이하 드림허브)가 4개월째 토지매입 중도금을 미납하고 있는 가운데 토지제공자인 코레일측이 “설사 개발사업이 중단되는 한이 있더라도 (중도금 납기 연장 등)계약 변경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5일 '삼성물산의 계약변경 요구에 대한 철도공사의 입장'이란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기업 삼성이 국민재산을 대신 관리하는 공기업에게 법을 위반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삼성물산측은 오는 16일까지 (연체되고 있는 약 7,000억원에 대해) 자금조달 방법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중도금 전액(4조7,000억원)을 준공시까지 납기 연장하고 분납이자를 면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10월말 계약 일부변경 후 3개월만에 아무런 상황변화 없이 단지 사장이 바뀌었다는 이유 하나로 또 다시 무리한 계약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모 당시 철저한 사업성 분석 결과를 근거로 토지대금을 제시했을 텐데 불과 1년 또는 수개월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반복해 계약변경을 요구하는 것은 글로벌기업 삼성의 사업성 관리 능력에 의문을 품게 한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물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업성 없음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면서도 철도공사에서 발주한 철도시설이전공사를 수주해 시공중이며 사업부지내 토양정화 사업은 드림허브(주)와 계약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측은 “드림허브의 출자지분대로 유상증자든 외부차입이든 참여사들이 자금 부담을 함께 나눠 지자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건설투자자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지불 보증만으로 연말까지 필요한 자금 2조원을 새로 조달하라는 요구는 무리”라고 반박했다.
페이퍼컴퍼니(PFV)인 드림허브의 지분은 코레일이 25%, 롯데관광개발이 15.1%, 국민연금이 10%, 푸르덴셜이 7.7%, 삼성물산이 6.4%, SH공사가 4.9%씩 구성돼 있으며, 공공투자자, 재무적투자자, 건설사 등 30개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 회사 대표 10명으로 구성된 드림허브는 매월 이사회를 개최하고 있으나 지난 3월 이후 중도금을 연체하면서 자금조달 방법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코레일과 삼성물산측의 대립으로 용산역세권 개발 계획은 앞으로 상당기간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코레일측에 대한 중도금 지급이 미뤄지면서 사업대상 토지의 등기 이전을 완료하지 못해 주민들과의 보상협의도 중단됐으며, 올 연말까지 마스터플랜을 마무리짓고 내년말 착공에 들어가 2016년 완공한다는 공사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드림허브의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2012년 상반기에나 가야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컨소시움 참가사들의 내홍이 깊어지면서 서울시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참가사들은 코레일측에 토지대금 납부 연장과 연체이자 경감을 요청하는 한편, 주무관청인 서울시에는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용적률(현 608%)과
기부채납율(현 40%)의 완화 적용을 바라고 있다. 드림허브의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는 코레일측에 4개월째 토지대금을 미납하면서 연 17%의 연체이자(하루 약 1억8,000만원)가 쌓여 자본금(30억원) 고갈 위협마저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16일까지 드림허브측이 코레일에 당장 납부해야 할 중도금 미납에 따른 128억원의 연체이자를 내지 못하면 사업시행이 파행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편집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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