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톨릭의 상징이자 민주화운동의 성지인 명동성당 일대가 새 단장해 '명동 관광특구'의 중심지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8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열어 명동관광특구 제 1종지구단위계획구역 내 중구 명동 2가 1-1 일대 4만8,845.4㎡에 대한 '명동성당 특별계획구역 세부 개발계획 결정(안)'을 심의해 수정 가결했다고 9일 밝혔다.
명동성당이 체계적인 개발계획에 따라 건물을 짓거나 수리하는 것은 지난 1898년 완공된 이후110년만에 처음이다.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명동성당은 2029년까지 4단계로 나뉘어 진행된다. 1단계는 2014년까지 명동성당 별관을 철거하고 교구청 신관을 10층 규모로 증축한다. 또 현재 주차장 부지에 광장을 조성하고 지하 주차장을 새로 만든다.
2019년까지 진행될 2단계에서는 교구청 별관 대수선 작업을 하고, 3단계에서는 2024년까지 인접한 계성여고에 교구 업무타운을 조성하고 대강당을 증축한다. 마지막으로 2029년까지 가톨릭회관을 수리하고 교육관을 철거해 필로티(건물을 기둥으로 받쳐 생긴 공간) 쌈지공원과 광장을 조성하며, 선교센터를 새로 지을 예정이다.
이 같은 개발계획은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유명한 성당 ‘성 가족 성당(사그라다 파밀리에 성당)’을 연상케 한다. 이 성당은 1883년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1852~1926)가 전임자 빌라르(1845~1922)의 설계를 유례가 없는 아르누보적(的) 디자인 형태로 변경하여 1926년 사망할 때까지 건축하다가 중단과 재개를 거듭하며 아직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착공시점부터 지금까지 130여년간 건축이 진행중이며, 앞으로 완공시까지 얼마가 더 걸릴 지 알수 없다고 하는 ‘~ing형’ 건축물이다.
명동성당이 물론 그럴리는 없지만 한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20년간 4단계 공사가 이뤄진다고 하니 가히 성 파밀리에 성당에 버금가는 개발 계획인 셈이다.
서울시는 명동성당 일대에 사적 제 258호인 명동대성당을 비롯한 종교ㆍ역사적으로 중요한 건축물들이 밀집해 있어 명동대성당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계획적인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명동성당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류 훈 서울시 도시관리과장은 "이번 사업이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숙원사업인 교구청 전용 업무공간 확충과 지상부 보행 전용공간 조성, 성당 진입부 광장조성을 통한 명동성당의 조망 확보 및 시민 휴게공간 조성 등의 환경개선 효과 외에도 명동 일대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민규기자 easkor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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