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장재설이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7번출구 서울지방경찰청 1층 로비에서 서예 개인전을 개최한다.
지난 20일 서예가 장씨를 아끼는 지인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연 데 이어 오는 25일까지 전시회를 계속한다.
지인들을 통해 장소를 소개 받은 데 이어 정식 서예를 배우지 아니했지만 그의 재주를 알아 본 한국서예가협회에서도 크게 주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장씨는 서울 광화문 네거리나 서울시청앞 공원을 자주 찾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번 쯤 길거리에서 마주쳤을 만한 인물이다. 시민단체나 민족단체들의 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대형 붓글씨나 걸개그림을 들고 나오거나 직접 현장에서 대형 서예 퍼포먼스를 연다.
지난 4월에도 광화문광장에서 있은 ‘역사광복군 범국민 부정부패척결 성토대회’에서 많은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형 붓글씨 퍼포먼스를 완수했다.
장씨는 독실한 크리스쳔이다. 기독교중에서도 이른바 '기장파'로서 사회개혁과 구국실천에 적극적인 부류의 기독인이다. 성경에 나오는 '정의, 평화, 생명'이 좌우명으로, "성경의 핵심 사상은 바로 이것"이라며 기자에게 선뜻 자신이 직접 쓴 글씨를 내놓는다.
장씨는 충남 홍성군 출신의 독립운동가 집안이다. 최근에 부친인 장용갑 씨가 1930년대 일제강점기 홍성공업전수학교 재학시절 친구들과 함께 홍성의 어느 절에서 일제에 저항하는 학내 시위를 논의하고 친구들과 함께 촬영한 사진이 발견돼 독립운동가로 추인됐다. 이 사진은 지난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주최한 ‘사진을 통해 본 우리 현대사 공모전에 당선되기도 했다.
장씨는 겸양의 미덕의 소유자다. 사회개혁과 부패척결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도 그 흔한 '대표'나 '회장'이니 하는 직함을 한번도 가지지 않았다. 길거리 퍼포먼스만 하지 더 낮은 곳으로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리와 공적을 양보하는 겸양의 미덕을 발휘한다. 다른 사회단체 대표들이 직함을 부풀리고 한번이라도 더 마이크를 잡으려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별명이 왜 '꾸러기'인가 하고 기자가 물으니 "그것은 오뚜기라는 뜻도 있다. 넘어져도 항상 일어나는 불굴의 개혁정신과 구국정신을 의미한다"며 환하게 웃는다.
장씨처럼 '낮은 곳으로 임하는' 사회운동가들이 있기에 명예와 자리다툼이 심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그나마 썩지 않고 버틸 수 있는 바탕이 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강민규 기자 kotri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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