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들의 우후죽순격 ‘축제 베끼기’ 행태 속에 보리밭축제도 경쟁시대가 열렸다.
특히 한 광역자치단체내 이웃한 시군에서 비슷한 형태의 축제가 잇따라 열리게 돼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 지 모를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13일 김제시에 따르면 올해 두번째를 맞는 ‘지평선 황금보리 추억의 보리밭축제‘가 오는 5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진봉면 심포리 망해사앞 보리밭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지평선 황금보리 축제를 공동주관하는 지평선황금보리명품화사업추진단과 진봉경관보전추진위원회, 진봉지역발전협의회는 그간 수차례 회의를 갖고 하늘과 땅이 맞닿는 오직 한 곳 지평선의 고장답게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올해 축제는 김제의 향토자원인 ‘지평선 황금보리 명품화’를 테마로 사랑의 미로, 한반도 둘레길 걷기 등의 보리밭 걷기 체험과 40여개의 먹거리 장터, 향토특산물 판매, 승마체험 등이 이어진다. 또 금 9돈(200만원상당)과 다양한 상품이 쏟아지는 ‘황금보리를 찾아라’, ‘황금보리 프로포즈’라는 이벤트 행사로 아이들과 가족, 연인들에게 참신한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전북 고창군은 이달 23일부터 16일간 공음면 학원농장 일대 보리밭 100만여㎡에서 ‘제8회 청보리밭 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초록 물결 넘실대는 보리밭 샛길을 걸으세요’라는 주제의 이 축제는 청보리밭을 테마로 한 녹색관광축제로 보리밭을 거닐며 봄을 만끽하는 자리다. 주요 프로그램은 보리밭 샛길 걷기, 보리를 이용한 토피어리 체험, 보리 개떡 만들기, 보리피리 불기, 시골길 자전거ㆍ꽃마차 타기 등 토속적인 프로그램으로 짜여져 있다.
특히 농부들이 생산한 농특산품 판매장이 운영되고 보리밥, 보리 개떡, 보리뻥튀기, 복분자와인 등을 맛보는 시골장터도 열린다.
광역단체내 두 시군이 비슷한 축제를 연속해서 기획한 것은 지역특산품 홍보와 축제가 주는 막대한 경제효과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후발주자인 김제시는 지난해부터 지역특산품인 보리의 명품화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가을에 열리는 ‘지평선축제’외에 봄철에는 별다른 축제 행사가 없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첫 보리축제를 연 김제시는 7만여명의 관광객이 들어 왔으며 올해는 이보다 두배이상의 관광객 유입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선발주자인 고창군은 이미 ‘청보리 축제의 대명사’로 자리 잡아 매년 60만명이 다녀가고 200억원의 경제효과가 창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같은 역내에서 같은 주제로 두개의 축제가 연달아 열리는 데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김제 출신의 한 서울 출향민은 “김제나 고창이나 옛부터 보리의 주산지임은 천하가 다 안다”며 “그래도 같은 행사라면 도 차원에서 조정을 해서 다른 시군까지 포함해 통일적으로 전개하는 게 낫지 따로따로 열다 보니 마치 양쪽이 경쟁하는 감을 준다”며 인상을 찌프렸다.
양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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