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대표하는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이하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국내 정상급 공연단체 3곳이 공식 초청됐다는 소식이다.
에든버러 페스티벌 측은 20일 오전 서울 영국문화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월 12일부터 9월 4일까지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페스티벌에 오태석 연출이 이끄는 극단 목화, 안은미 무용단 및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공식 초청했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들은 그간 국내 예술인이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개인 자격으로 초청받은 적은 있지만 공연단체가 공식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한류가 대중문화에서 공연예술계로도 확산되는 신호탄’이라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에든버러 페스티벌은 지난 1947년 시작돼 유럽의 공연축제 중 가장 유명하고 유래가 깊은 축제로 꼽히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세계 75개국에서 35만명의 관람객들이 에든버러를 찾았다.
하지만 에든버러 축제를 모델로 삼아 지난 10년간 국내 유일의 관악 합주축제로 호평을 받아 온 원주 따뚜 축제는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사라지게 됐다.
원주시는 이날 그간 원주따뚜 축제를 이끌어 왔던 (재)원주국제따뚜의 청산종결 회의를 열고 법인을 최종 해산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0년 한국전쟁 발발 50주년을 맞아 강원도와 원주시가 '세계평화 팡파르'란 주제의 밀레니엄 축제로 처음 기획해 참전국 군악대가 중심이 돼 개최한 이 행사는 10년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대신 원주시는 올해부터 호국문화축전을 개최하기로 하고 오는 10월 개막을 목표로 세부계획을 수립 중이다.
호국문화축전은 '군사도시 원주와 평화'를 기본 이미지로 퍼레이드와 마칭 공연, 군장비 전시 및 체험 등 군(軍)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축제로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특히 민긍호 의병장, 원충갑, 김제갑 등 원주지역 순국선열의 호국정신을 기리고 강원감영 순력행차 등 특색있는 볼거리를 적극 활용해 호국문화축전을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지는 지역 대표축제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원주시는 따뚜축제를 없애는 이유로 과다한 예산 투입과 시민 참여 부족 등을 들었다. 특히 10억원이상이 드는 재단운영비나 행사 개최 예산에 비해 효과가 낮다는 평가를 자체적으로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원주시는 올해부터 개최될 가칭 호국문화축전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원주시는 올해 처음 열리는 호국문화축전를 전국단위의 원주 대표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시비 20억원을 우선 투입하고, 내년부터는 국방부 예산 10억원을 확보해 도비 5억원, 시비 5억원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과도한 예산을 이유로 격년제로 열리던 원주따뚜를 폐지하면서 다시 군관련 축제를 기획, 막대한 예산을 책정하는 것은 또 다른 전시행정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이 내년 국방부 예산과 도비 확보 문제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올해 축제 역시 준비기간이 부족해 기획 부재 등이 우려되는 만큼 호국문화축전이 원주따뚜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으로는 원주따뚜 축제가 가지는 독창성과 창의성이 호국문화축전이라는 정체성이 모호한 행사로 전락해 스스로 세계적인 축제로 육성ㆍ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져버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따뚜축제는 관악 합주라는 기본 틀 아래 평화를 주제로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반면 호국문화축제는 한국적인 특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스스로 외연을 좁히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우기 원주시가 새로 추구하고자 하는 ‘호국문화’라는 개념도 결국 ‘따뚜(tatoo)’라는 형식의 큰 그룻에서 충분히 수용가능 하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지난 수년간 문화체육관광부등으로부터 전폭적인 예산 지원을 받아 내지 못한 원주시가 결국 국방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기 위해 지난 10년간 키워 온 축제의 정체성을 ‘헌 신발짝 내버리듯’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원주 지역의 문화예술계 관계자들은 “만약 국방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매년 시비로 행사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할텐데 이는 결국 시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규모를 키우기 전에 먼저 행사가 가지는 내포와 외연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군과 시민이 함께하는 행사로 국방부에 예산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결국 예산 확보가 원주 따뚜축제를 없앤 가장 큰 이유였음을 스스로 실토하고 있다.
강민규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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