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관광이 아닌 패키지 관광으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은 흔히 ‘요금이 생각보다 비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여행사들이 박물관, 전시장, 유람선, 식당, 미술관 등에 여행객들을 보내고 받는 ‘송객수수료’ 때문.
송객수수료는 최저 10%에서 80%까지 주고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여행사들은 대부분 정가에 이 송객수수료를 부쳐 받아 관광객들이 지불해야 하는 요금이 비싸지고 세금계산서 발급없이 무자료 거래를 하게 돼 탈세의 온상이 돼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는 26일 제주웰컴센터에서 관광업계 관계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관광 상거래질서 혁신 다짐대회'를 개최, 음성 송객수수료 근절 이행 서약서를 작성해 제주도와 세무서에 제출했다.
참석자들은 송객수수료에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이를 수용하지 않는 업체와는 거래를 단절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투명한 상거래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검찰도 송객수수료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에 들어갈 방침이다.
제주지방검찰청은 지난달 송객수수료 수수와 관련한 세금계산서 발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4월 한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오는 5월 1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송객수수료를 받고도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않은 여행업자와 관광업자에 대해선 조세포탈 등 혐의로 단속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탈법적인 ‘송객수수료’가 근절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이번 시도가 처음이 아닌데다 지난 1997년부터 민관이 과다한 송객수수료를 내리고 투명거래를 유도하기 위해 나섰지만 여전히 별 소득이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관광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업체가 전체의 70%에 달해 회원사만 괜히 집중 단속의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장은 "제주 관광업체 중 70%를 차지하는 비회원사와 경쟁력없는 영세업체들이 음성적 송객수수료를 과다하게 제공해 제주관광의 시장질서를 문란하게 만들고 있다"며 "속칭 '나홀로' 또는 '보따리 영업'으로 사무실이 없는 업체도 많아 실질적인 계도 와 단속이 이뤄지기는 어려운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이번에도 현장 확인이 쉬운 관광협회 회원사 중심으로만 단속이 이뤄질 경우 법을 지키려고 하는 업체들만 오히려 불이익을 받게 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원상객원기자 you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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