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예술의전당 청년작가 초대전 '꿈의 이면(the inside of dream)'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은 내달 24일부터 30일까지 미술관 제1ㆍ2전시실에서 <꿈의 이면 : the inside of dream>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현대미술의 경향과 흐름을 수용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내기 위해 청년작가를 지원하여 시민에게 소개하는 전시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청년 작가들의 의미 있는 창작활동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작가 6명을 선정하였다. 초대작가는 김승주(1990~), 김예지(1986~), 김여울(1985~), 박찬국(1982~), 장연수(1987~), 장은정(1989~)이며, 작가들은 이번 전시에서 새로운 작업을 선보이거나, 여건상 축소되었던 기존의 작업을 확장하여 진행한다.

오늘날 청년작가들은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훨씬 이전부터 '전업작가'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왔다. 작가는 물질화된 세상의 가치와 유혹에 타협하지 않고, 인간과 사회의 틈새와 이면(裏面)을 들여다본다. 초대작가는 우리 삶 속에 파편처럼 혼재하는 모순, 기이함, 욕망을 찾아내고 그 문맥을 읽어내며 예술의 다양한 범주로 확장해나가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초대작가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장연수는 현대사회에서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작가는 개성을 잃고 틀에 박힌 사회를 전봇대에 비유하고, 각각의 전봇대를 잇는 전선은 작가와 세상을 이어주는 수단으로 해석한다. 화면에서 수많은 선들은 교차되고 겹쳐져 경계를 만드는데, 그 공간을 메우는 다채로운 색의 변주는 캔버스에 또 다른 생명력을 부여한다.

장은정은 개인적, 사회적으로 겪고 있는 아픔과 외로움, 두려움과 슬픔 등의 감정을 연필과 종이라는 평범하고 친숙한 매체를 통해 표현한다. 작가는 가느다란 선을 연결하여 하나의 구조를 만들고, 정형화되지 않은 형상들을 반복적으로 배치한다. 이로써 완성된 이미지는 고정되어 있으나 언제든 변화할 수 있는 작가의 무의식적 내면 표출이다.

박찬국은 현대미술계의 시류에 흔들림 없이 작가 고유의 시각언어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작품 속에서 작가는 반복적으로 원을 그리고, 그 원을 강렬한 색채로 표현한다. 원의 유연한 곡선, 반복적인 원의 움직임과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다양한 흔적은 개인과 사회에 대한 사유의 흔적이다.

김예지는 음식에 담긴 인간의 욕망에 대한 아이러니한 상관관계를 담대하게 담아낸다. 작가는 우리 삶에서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은 ‘디저트’를 흥미로운 시점으로 해석하는데, 이는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생산과 소비성향에 대한 풍자이다.

김여울은 실재라고 생각한 ‘신념’을 찾기 위해 각기 다른 허구적 이미지와 오브제(사물-현미경-빛)를 결합한다. 작가는 비가시적인 주제와 빛의 실험을 통해 수직과 수평선상에서의 허구, 실재, 신념의 그물을 촘촘하게 만들어낸다. 관객들은 살면서 한번쯤 상상해봤을 신념에 대한 신기루 같은 막연한 질문을 끌어와 이 전시 공간에 자발적으로 투영해볼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김승주는 인간의 ‘감정’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과 사유를 시각화한다. 작가는 사소한 일련의 기록을 재구성하여 확장시키고, 조형적 표현을 가미하여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한다. 사색에 잠긴 얼굴과 유연한 신체표면, 화려하고 섬세한 구성요소들은 개인적인 정서의 반영이다

한 겨울의 봄날, 익산예술의전당은 청년들과 함께 다시 희망을 꿈꾼다. 새벽은 길고 춥지만 태양은 분명 바다를 박차고 나오는 것과 같이 꿈의 실체가 현실을 초월할 수도 있고, 잘 포장된 현실 속에 숨겨질 수도 있다.

6명의 선정작가는 ‘청년작가’라는 모호함을 끊임없이 증명하며 미래를 향한 최선의 모험을 감행한다. 기존의 틀 안에서 이들을 규정하기보다 실수와 오류를 감수하고서라도 새로운 청년작가들을 미술관으로 불러와야한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새로운 대안을 찾아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이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의 역할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전시는 청년 작가들의 시각을 살펴봄과 더불어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의 미래를 내다보는 하나의 의미있는 시선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번 전시에 대한 문의는 063) 859-3317로 하면 된다.

이태식 기자 ts-lee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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