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주장은 언론사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4일 해병대 2사단 총기난사 사건으로 안타깝게 사망한 4명의 병사들의 명복을 빌며, 이 젊은이들을 지켜 주지 못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를 대신하여 유족들에게 위로를 보낸다.
이번 참사는 1949년 해병대 창설이후 60년 넘게 병사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존재 했던 ‘기수열외’, ‘작업열외’와 같은 집단따돌림 악습은 물론, 빈번한 폭력과 가혹행위 등의 반인권적 병영문화가 더 이상은 유지 될 수 없음을 보여준 비극이다.
그동안 해병대는 "아무나 해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해병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라는 등의 허울 좋은 구호를 앞세워 인권적인 병영문화로의 개선을 외면 해 왔다. 해병대 사령관 스스로 타군에 비해 10년은 뒤쳐져 있다고 고백한 해병대의 병영문화는 가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사소한 실수나 잘못에도 구타와 욕설이 쏟아졌고, 밤낮으로 반복되는 견디기 힘든 얼차려와 가혹행위들이 “해병대 정신”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들이 불거지면 피해병사들을 보호하고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마땅한 해병대 간부들이, 오히려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하기에만 급급했던 것이 상황을 이토록 심각하게 몰고 왔다는 것을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구타로 늑골이 부러지거나 고막이 터져도, 훈련을 하거나 축구를 하다가 부상을 당한 것으로 은폐하고 이러한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간부들이 나서서 입단속을 했다는 보도는 차라리 사실이 아니길 바라는 심정이다.
이번 사건 이전에도 같은 부대에서 구타와 얼차례로 인한 정신질환으로 사망한 병사가 있었고, 사건 직후에도 해병대 1사단에서 한 병사가 구타흔적을 가슴에 간직한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창군 이래, 변화하지 않는 군의 관행들이 만들어낸 죽음이다. 비단 이는 해병대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닐 것이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고 상처가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금이라도 군 스스로 자신의 상처를 찾아내고 치유하지 않는다면, 더 큰 아픔과 고통이 찾아 올 것이 너무나도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병대 사고는) 구타 자체보다 자유롭게 자란 아이들이 군에 가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더 큰 원인이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공언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은 도대체 어디에서 출발한 것인가? 구타와 가혹행위를 은폐하는 군 간부들이나, 병사 개인의 부적응이 문제라고 말하는 대통령이나 무엇이 다른단 말인가.
우리는 또, 이번 사건이 김관진 국방부 장관 부임 이후, “강한군대”, “강한기강”만을 강조해 온 군의 분위기와 무관하다 할 수 없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군의‘기강’확립만을 대책이라고 반복하며 들고 나오는 군 지휘부를 이해하기 힘들다. 집단 공동생활을 위해 최소한의 질서와 기강이 필요하다고 인정한다 해도 그것은 인권존중과 서로에 대한 배려가 바탕이 되어야만 세워질 수 있는 것임을 그들은 언제쯤 알게 될까? 대대장이나 연대장을 보직 해임하고 사령관을 경질한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이 있겠는가?
인권이 무시되고 폭력과 가혹행위에 숨 막히는 군대문화가 빚어낸 참극 안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 문제가 있음을 고백해야한다. 이러한 군대문화 속에서는 병사 개인이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군복무에 임한다고 해도,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도,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소한 지난 정권에서 군은 변화를 위해 노력은 했다. 대체복무제도 도입, 군복무기간 단축, 각 군에 인권과를 만들고 인권·평화 단체들과의 협력을 추진했다.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인권교육을 위해 인권교육 전문가들을 자문위원으로 영입했고 수시로 시민사회의 의견을 경청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군은 추진되던 개혁과제들을 모두 백지화했고 어렵게 열었던 빗장을 다시 걸어 잠그고 과거로 회귀했다. 이대로는 안 된다. 군대문화 전반의 개선, 물리적
관리자 kotrin2@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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