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 7월 30일 전남 강진에서 '제39회 강진청자축제'가 개막됐다.
8월 7일까지 지속된 이 행사는 1,000년전 도자기를 빚었던 선열들의 숭고한 예술혼을 계승ㆍ발전시키고, 고품격 청자 문화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다.
올해로 39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국내 유일의 청자축제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언젠가 한번쯤 꼭 찾고 싶은 축제로 꼽힌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9년 연속 최우수축제로 선정한데다 올해는‘2011 대한민국 대표축제’로까지 선정돼 많은 사람들이 축제장을 찾았다.
주최측은 30일 개막식이 열린 강진군 대구면 청자촌에 역대 청자축제사상 최대 인파인 16만7,261여명이 몰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청자촌 입구 3곳에서 입장권을 공식 집계한 결과로 지난 2010년(150,895명) 보다 11% 증가한 숫자다.
박석환 축제팀장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내국인 관광객 163,549명과 외국인 관광객 3,712명이 축제장을 찾아 그 어느 때 보다 뜨거웠던 축제의 열기를 보여줬다.
경제적 효과면에서도 개막 하루 동안 청자판매 1억8,200여만원을 비롯, 상설물레체험 등 각종 체험장 운영과 청자박물관 관람료 등으로 총 6억4,000여만원의 수입을 올려 역시 지난해보다 44%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강진군은 이처럼 올해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충분히 마련돼 휴가철을 맞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렸을 뿐만 아니라 축제기간동안 30% 할인된 가격으로 명품청자를 구입할 수 있어 청자 마니아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여기에 강진청자축제와 더불어 탐진강은어축제(7.30.~8.2)와 인근 장흥군의 제4회 대한민국 정남진물축제(7.29.~8.4.)도 비슷한 시기에 열려 한꺼번에 3개의 축제를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성공적인 축제 개최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강진군과 장흥군은 지난 7월 26일 '불과 물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상생축제 선포식을 가졌고, 3개 행사장간 셔틀버스 동시 운행, 두 축제 공동 홍보 등의 통합운영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30일 저녁 6시반쯤 열린 개막식은 마삼섭 향토축제추진위원장의 개막 선언에 이어, 제11회 대한민국 청자공모전 시상, 이성부 시인의 축시 낭송에 이어 김황식 국무총리의 축하영상 메시지 상영과 참석인사 소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개막행사에는 박준영 전라남도지사, 이귀남 법무부장관, 유선호 국회의원, 민주당의 권노갑, 정대철 고문, 이명흠 장흥군수, 김일태 영암군수, 임권택 영화감독, 홍보대사인 방송인 사미자, 신영희, 김정난씨, 영국의 프란스 정 평화대사, 네덜란드 엘리자벳 데종 평화대사 등 한국주재 각국 대사를 비롯한 외교사절단, 김정열 재경 향우회장, 전국의 지역향우회 대표 및 여러 주민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개막행사는 다른 어느 축제와 달리 축사가 없이 진행돼 이채로왔으나 황주홍 강진군수의 참석 인사 소개가 20분을 넘어 마치 개막 연설이 참석자 소개로 대체된 것 아닌가 하는 일부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개막식 행사는 전체적으로 1시간을 넘지 않아 무더운 여름 한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하는 참석자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개막식 이후에 진행된 2부 순서로는 가수 송대관, 박상철, 김양 등이 출연하는 '강진청자축제 개막축하 쇼'가 열렸는데, 이는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한 데 어울리는 시간이었다. 이에 앞서 진행된 개막식전 행사에는 무명도공비 헌화 분향, 다산유물 특별전 개막, 화목가마 불지피기, 각종 공연 행사 등이 펼쳐졌다.
한편 이번 축제는 기획행사(10)를 비롯한 전시(11), 공연(10), 체험(36), 부대행사(31) 등 5개 부문 101개 단위행사가 행사기간 내내 지속됐다.
특히 그간 흩어졌던 국보ㆍ보물급 고려청자 52점을 한데 모아 가진 '고려청자 천년만의 강진 귀향 특별전'과 강진 성화대학 강광묵 교수팀이 개발한 '청자편종(編鐘ㆍ종을 틀에 매달아 채로 치는 타악기), 다산과 추사를 재조명한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물 특별전'. 고려청자의 본향임을 알릴 수 있는 청자보물선 온누비호 승선체험, 임진왜란 격전지 허수아비 전투 재현장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됐다. 또 '어린이 청자오감체험일지'를 체험장마다 배치해 축제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체험한 것을 일지에 기록하고 직접 만든 작품을 학교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올해는 강진에서 유일한 유인도인 가우도를 잇는 출렁다리가 개설돼 관광객들이 가우도 등산로를 따라 산책할 수 있는 코스도 마련됐다.
황주홍 군수는 "올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제39회 강진청자축제는 강진의 상징이요, 나아가 대한민국 축제의 이정표다"며 "2014년 국제행사로 개최될 강진청자엑스포는 전 세계를 감동의 도가니에 빠져들게 하는 세계적인 축제가 되도록 지금부터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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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청자축제가 주최측의 주장대로 브라질의 삼바축제, 일본의 삿뽀로축제처럼 세계적인 명품축제로 거듭날 수 있으려면 아무래도 보다 세련된 기획과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전체적으로 행사는 다양하고 볼거리는 풍부했으나 다른 여느 축제와 비슷하게 상당히 어수선하고 산만한 느낌을 줬다. 행사장 배치도 관람객들의 동선이 중간중간 차단당하는 기분을 줬으며, 주차장 관리도 깔끔하지 못했다.
이는 아무래도 아직 축제장 주변의 토지이용계획이 완전하게 정비되지 못한 결과로 보이며, 특히 행사장 시설과 건물 주변에 소 등을 키우는 가축 사육시설과 민가가 한데 뒤섞여 있는 것은 아직도 많은 시설투자와 재배치, 조경작업 등의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임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주행사장과 멀리 떨어진 마량면 등지에서 별도의 작은 음악회나 공연행사를 진행한 것은 행사장을 직접 찾지 못한 주민들을 배려한 것으로 매우 인상적인 일이었다. 이는 만(灣)으로 분리돼 있는 강진면의 지리적인 특성을 고려한 것으로, 다문화 가정 등 일부 소외된 주민들을 축제에 함께 참여시키는 면단위 행정기관의 노력의 결과로 보인다. 앞으로 메인 행사 이외에 이 같은 작지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마을단위 행사를 늘리는 것도 축제의 본래 정신인‘참여와 나눔’이라는 취지에 적극 부합하는 일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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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규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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