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도 애플과 경쟁해온 모바일 운용체제 안드로이드를 공급해온 구글이 휴대전화 제조시장에 뛰어들면서 비상이 걸렸다.
구글은 15일(현지시각) 모토로라의 휴대폰 제조부분인 모빌러티를 12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3조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토로라 모빌러티의 주식을 현재 주가에 63%의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40달러에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구글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합병이다.
모토롤라 모빌리티는 모토롤라의 휴대전화 부문이 지난 1월 분사돼 만들어진 회사로, 5월 현재 세계 휴대전화 시장의 2.6%, 미국 휴대전화 시장의 15.1%를 차지하고 있다.
이번 인수합병은 경쟁사인 애플을 겨냥한 것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는 구글로서는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안드로이드 OS이외에 하드웨어인 스마트폰 기기생산이 절실히 필요했다는 관측이다.
특히 애플 등 경쟁업체와의 특허 전쟁이 중요한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그동안 모토로라, HTC(대만),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 3총사를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하면서 계속 괴롭혀 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동안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진영의 양자대결 구도로 진행돼왔는데 구글이 운영체계인 안드로이드외에 휴대전화까지 직접 만들게 되면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다각적인 경쟁구도로 전환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쪽은 OS 공급사인 구글을 중심으로 삼성 HTC LG 모토로라 등이 진을 치고 있는데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단기적으로는 애플이나 MS로부터의 특허권 공격으로부터 좀 자유로워 질 수도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선두경쟁을 향한 물밑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도 이제 안드로이드만 믿을 수는 없게 됐으며, 앞으로 모토롤라를 손에 넣은 구글과 직접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게 됐다.
삼성전자가 신종균 휴대전화 부문 사장의 이름으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파트너기업들을 지키기 위해 내린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지만, 길게 보면 휴대전화를 맨 처음 만들었던 모토로라가 그간의 사양세에서 벗어나 구글을 등에 업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복귀하게 됐다는 점에서 경쟁사들을 바짝 긴장하게 하고 있다.
강민규기자 kotrin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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