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생명을 건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일단 성사단계에 이르렀다.
16일 오전 서울행정법원이 민주당 서울시의회측이 낸 주민투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림에 따라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예정대로 24일 치러지게 됐다.
이로 인해 일단 한 고비를 넘긴 오 시장측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오 시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그 동안 민주당에서 주민투표를 부정하며 펼쳐온 일부의 주장이 음해와 방해에 불과했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며 "민주당은 더 이상의 소모적인 억지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원만한 주민투표가 이뤄지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이 이 사건을 2, 3심으로 가져갈 수 있고 아직 행정법원과 헌법재판소와 대법원등에도 주민투표 무효확인 소송 판결이 남아 있긴 하지만 판결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넘어야 할 투표율 33.3%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오는 24일 실시되는 주민투표에서 유권자의 3분의 1 이상이 투표하면 주민투표가 성립되고, 이 투표에서 서울시안(2014년까지 초중고생 50%에 단계적 무상급식 시행)이 다수를 얻으면 벼랑끝에 몰렸던 오세훈 시장은 정치적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게 된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해 6월 민선5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한명숙 후보에 2만5,000여표 차로 신승하며 가까스로 패는 면했지만, 서울시의원과 서울지역 25개 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측이 과반수 이상을 휩쓰는 바람에 정치적 불구 신세를 면치 못해 왔다.
일단 이번 주민투표에서 서울시 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투표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아 투표율만 확보되면 선거 승리는 무난한 것으로 오 시장 측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 투표 거부를 당론으로 정한 민주당 측은 앞으로 선거일 전까지 투표 불참 운동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와 관련, 주민투표 적극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는 이날 연설 차량 2대를 투입해 1대는 오전 9시부터 마포 갑 지역에서 서대문까지, 다른 1대는 9시30분부터 강동에서 강남까지 돌며 유세 활동을 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투표 불참을 통해 주민투표 자체의 효력을 무효화한다는 입장인 서울시 의회와 나쁜투표거부시민운동본부는도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시청 앞, 명동, 종로 등지에서 연설 차량 1대로 거리 연설을 시작하기로 했다.
시민운동본부 관계자는 "부자아이, 가난한 아이를 편가르는 이번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교육적으로 아주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 재정형편상 한강르네상스나 디자인서울 행사 등 불요불급한 토목예산을 줄이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을 오시장의 오기와 독선이 서울시 행정을 도박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유준상기자 you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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