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최용수(45·극동서부)가 복귀 2차전에서 승리하며, 명실공히 전설의 역사를 새로 썼다.
최용수는 5일,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 유라시아(EPBC) 라이트급(61.23㎏ 이하) 실버타이틀 매치(12라운드)에서 필리핀의 넬슨 티남파이(24)를 맞아 10라운드 레프리 스톱 TKO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는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가 주관하는 'SBS 프로복싱 서바이벌 2017' 시즌 1. 한국 웰터급 최강전 준결승의 메인이벤트로 열렸다.
최용수는 지난해 4월 16일 나카노 가즈야(일본)와 복귀전에서 8라운드 레프리 스톱 TKO승을 거뒀다. 10개월여 만인 복귀 2차전에서도 또 한 번 통쾌한 승리를 복싱팬들에게 선사한 것이다.
최용수는 프로복싱에서 은퇴한 지 13년 만에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고, 건재함 이상의 뭉클한 경기력으로 복싱 팬들의 가슴까지 뛰게 했다. 그는 경기 전 링 코너에서 무릎을 꿇고 잠시 기도를 올렸고, 티남파이를 상대로 뒤로 물러서지 않는 압박전을 펼쳤다. 잔펀치는 허용하되 끝없이 파고든 최용수는 2라운드 들어 왼손 레프트 훅이 적중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3라운드에서도 상대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티남파이가 주춤한 틈을 놓치지 않고 묵직한 펀치를 안면에 적중시켜 한 차례 다운을 빼앗아내는 데 성공했다.
복귀 목표로 세계 챔피언을 내건 최용수는 준챔피언에 해당하는 EPBC 실버챔피언 타이틀을 발판으로 세계 챔피언 타이틀전까지 올라간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최용수의 통산 전적은 31승(20KO) 4패 1무가 됐다.
최용수는 1990년대 한국 프로복싱 대표선수였다. 그는 1995년 아르헨티나 원정에서 빅토르 우고 파스를 10라운드 KO로 꺾고 세계권투협회(WBA) 슈퍼 페더급(58.97㎏ 이하) 세계 챔피언에 올라 7차 방어까지 성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2003년 1월 시리몽콜 싱마나삭(태국)에게 패하며 타이틀을 되찾는 데 실패했고, 이후 격투기 선수로 변신했다가 2009년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 후 최용수는 격투기 선수로의 전향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는 "복서가 아닌 K-1 선수로 링을 떠난 점이 아쉬웠다"고 여러번 말했고, 다시 한번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겠다는 각오로 링에 복귀했다.
은퇴 후 최용수는 격투기 선수로의 전향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는 "복서가 아닌 K-1 선수로 링을 떠난 점이 아쉬웠다"고 여러번 말했고, 다시 한번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겠다는 각오로 링에 복귀했다.
최용수가 어린 나이의 현역선수들 못지 않은 체력을 관리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관계자들은 그가 복싱체육관을 운영하며 지도자로서도 꾸준히 운동을 한 것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또 최용수는 체질적으로 살이 잘 찌지 않는 편이라 슈퍼페더급 시절도 평소 체중에 가까웠다고. 경기가 잡힌 후 운동강도가 세계챔피언 시절보다 세 살이 빠졌다는 전언이다. (사진=복싱매니지먼트 코리아)
문하영 기자 pre-jin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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