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공연 축제인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무대에서 광주의 창작공연 '자스민 광주'가 첫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과 튀니지 자스민 혁명과정에서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는 ‘자스민 광주’가 17일 저녁(현지 시각) 시연됐다.
‘자스민 광주’는 음악 중심의 총체극으로, 26명의 출연진이 1980년 5월 광주의 항쟁, 정의, 사랑, 평화가 올해 1월 중동에서‘자스민 혁명’으로 승화된다는 내용으로 그려졌다.
튀니지 국화의 이름을 딴‘자스민 혁명’은 올 초 튀니지의 한 과일 노점상이 단속 공무원에게 구타를 당한 뒤 분신자살하자 국민들이 봉기를 일으켜 24년간 철권통치를 해 온 정권을 뒤엎고 민주화를 이룬 사건이다.
‘자스민 광주’는 이 같은 역사적 주제와 배경을 토대로 광주문화재단이 총제작비 10억원을 들여 4개월만에 제작해 지난 7월 광주에서 초연됐다.
이 공연은 한국의 전통문화 원형인 남도 씻김굿이 전체 공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해 한 편의 진혼제를 감상하는 느낌이란 게 중평이다.
그러다 보니 공연 내용이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워 활기차고 코믹한 공연이 다수를 차지하는 에든버러 축제 분위기와는 대조적이었다는 지적이 많았다.
공연을 직접 참관한 한 관계자는 “죽음과 슬픔이 주로 다뤄진 측면이 아쉽고 샤머니즘 요소가 강해 기독교를 믿는 유럽 국민에겐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런던에 사는 한 한국인 유학생도 “에든버러 축제에 선보인 공연 3,000개중 절반이 코믹한 내용"이라며 "진혼의 의미는 이해하겠지만, 죽음과 슬픔만 부각되다 보니 광주의 미래상, 역사의 청사진 등이 읽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자스민 광주가 광주 브랜드 공연으로서 세계 유명 축제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려면 공연 내용을 전반적으로 수정, 보완해 미래와 희망의 담론을 담아야 한다는 충고가 나왔다.
광주시의 문화예술 관계자는 “프랑스 아비뇽 축제와 함께 세계 2대 축제로 불리는 에든버러 축제에 광주 브랜드 공연이 처음으로 외국 축제에 선 보인데 의미가 있다"며 “무엇보다도 광주가 5.18 정신을 승화해 미래의 발전상을 일구고 있다는 인상을 외국인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매년 8월 1주일간 개최되는 에든버러 축제는 프랑스 아비뇽 축제와 더불어 세계2대 공연축제로, 올해엔 세계 각국 2,542팀 2만 1,192명이 참가해 258개 장소에서 공연을 벌였다.
전수진기자 pottersdiar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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