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 갈 때 타는 비행기인 인도네시아 국적의 가루다항공이 한국 여성승무원 채용 과정에서 속옷만 입힌 채 가슴을 만지는 등의 신체검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가루다항공은 지난 6월말 총 18명을 뽑는 한국 여성 승무원 채용에서 서류전형과 1차면접을 통과한 응시자 27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신체검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가루다측은 힌두교식 전통에 따라 여성 지원자들에게 속옷 하의만 남기고 옷을 모두 벗게 한 뒤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루다항공 관계자는 "지원자에게 미리 설명하고 동의를 구한 뒤 신체검사를 진행했다"며 "가슴을 만져보는 촉진(觸診)의 경우 일부 보형물을 넣은 여성은 기내에서 기압이 떨어졌을 때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실시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국가의 종교적 이유로 신체에 문신이 있는지를 까다롭게 검사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과 호주 등 세계 각국의 지사에서도 똑같은 방식으로 신체검사를 한다"며 "항공사마다 절차는 달라도 힌두교식 전통에 따라 항공사가 지정한 현지 병원의 원장이 직접 통상적인 메디컬 테스트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신체검사 방식에 대해 국내 항공업계와 여성계에서는 '문화나 종교적 차이를 감안한다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그런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정말 그런 식으로 신체검사를 했는지 도무지 믿기 힘들다"고 말했다.
외국계 항공사에서 5년째 근무하는 Y씨는 "국내 항공사 임원면접에서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는 것에도 지원자들이 기분 나쁘다는 반응을 보이는 데, 벗겨놓고 가슴을 만지는 건 인격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순영기자 syp19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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