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충남 청양, 충북 괴상 등 고추축제를 여는 각 지자체에 따르면 올 여름 유난히 긴 장마로 고추 작황이 안좋아 물량도 달리고 가격도 높아 예전 같은 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 23일 고추생산자협의회를 연 괴산군은 올해 고추축제(9월 1∼4일) 때 판매할 고추(세척화건: 물로 씻어 건조기로 말린 고추)의 가격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오른 600g당 1만8,000원~2만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해 고추축제 때 판매한 꼭지 안 딴 세척화건 8,000원, 꼭지를 제거한 세척화건 9,000원에 비해 각각 125%와 122%나 인상된 것이다. 지난 해 1만 원에 거래됐던 태양초(햇볕에 말린 고추)는 올 해 여름철 일조량 부족으로 거의 생산되지 않아 가격 결정을 못했으며, 당분간 물량 확보조차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이 지역 고추 값이 크게 오른 것은 잦은 비로 떨어진 고추가 많았고 역병과 탄저병 등 병충해로 작황이 나빴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청양재래시장에서 열리는‘제12회 청양고추ㆍ구기자 축제’에서 도 지역주민에게는 아예 고추를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이 또한 올해 작황 부진으로 축제장을 찾은 외지인들이 고추를 사지 못해 빈손으로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고육지책(苦肉之策)이다.현재 청양군이 축제장에서 판매하려고 확보한 청양고추는 지난해 판매 물량 4,600포대(포대당 6㎏)보다 76%가 줄어든 1,105포대(포대당 6㎏)에 그치고 있다.
축제장에서 팔리고 있는 명품청양고추는 지난해(1만원)보다 80% 인상된 600g당 1만8,000원에 팔리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오랫동안 이어진 비 때문에 고추농사를 망쳐 현재까지 확보한 고추가 이틀 정도면 동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민은 나중에 익은 고추라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축제기간에는 못사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호기자 aft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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