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유명 선수들이 잇달아 실격 또는 기록박탈 파문을 일으키면서 최악의 기록 흉작이 우려되고 있다.
29일 최대 하이라이트로 기대를 모아온 남자 110m 허들 부문에서 세계기록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쿠바)가 실격되고 3위로 들어 온 류샹(중국)이 은메달로 올라서는 충격적 반전이 일어났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이날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110m 허들 경기에서 중국측이 제기한 로블레스의 진로 방해를 인정하고 로블레스의 실격을 최종 확정한다고 밝혔다.
류샹 코치진은 로블레스가 9번째 허들을 넘을 때 허벅지가 허들에 걸리며 오른팔로 류샹 왼팔을 건드려 중심을 잃게 했고, 10번째 허들을 넘을 때는 류샹 팔을 잡아끌다시피한 것에 대해 IAAF에 항의했고 IAAF는 판독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후 로블레스를 실격처리했다.
류샹은 "스타트가 조금 늦었고 후반부는 괜찮았다. 하지만 막판에 로블레스의 팔이 닿은 것 같았고 중심을 약간 잃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2위였던 제이슨 리처드슨(미국)은 금메달을 손에 넣었고, 우승후보로 주목받았던 류샹은 동메달에서 은메달로 한단계 올라섰으며, 4위 앤드루 터너(영국)은 동메달을 차지하게 됐다.
이번 로블레스의 실격으로 대구 육상 축제는 스타들의 어이 없는 몰락이 잇따르면서 유례없는 '기록 흉작'이 우려되고 있다.
전날 남자 100m의 최고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25ㆍ자메이카)의 실격과 남자 1만m의 케네니사 베켈레(29ㆍ에티오피아)의 기권으로 일격을 받은 대구 육상 축제는 이번 로블레스의 실격이라는 또 다른 복병에 발목이 잡혔다.
29일까지 대회 초반 3일을 지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29일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뉴질랜드의 발레리 애덤스(27)가 가까스로 첫 대회타이기록을 신고했을 뿐 세계기록은 전무한 채 대부분 개인최고기록 또는 시즌최고기록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스타디움을 찾은 관중들은 유명 선수들의 충격적인 실격 소식과 저조한 대회 성적을 접할 때마다 실망어린 장탄식을 쏟아 내고 있고, 대회조직위원회 역시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회기록에 실망한 관중들은 경기장을 떠나면서 “우리가 돈을 얼마나 내고 왔는데 국내 선수들의 선전도 외국 선수들의 선전도 없이 실격 타령만 이어지고 있다”며 적잖은 불만을 쏟아 냈다.
일부 관중들은 “유명 스타 몇 명에 의존해 온 대구 육상축제 홍보가 결국은 이들의 몰락으로 먹칠을 하게 됐다”며 “오히려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지구촌에 각인시킨 노이즈 마케팅이 성공을 거둔 셈”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할 정도다.
대회운영도 매끄럽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회 첫 경기로 치러진 27일 여자 마라톤에서 출발신호 오류로 2차례나 선수들이 출발선 안으로 다시 들어오는 해프닝이 빚어졌는가 하면, 개막식 하루 전인 26일 오후에는 사전통지 없이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일하던 국내외 취재진에게 일제히 ‘퇴실’을 요청해 일부 외신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상호기자 aftn@hanmail.net
<저작권자 © 축제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블레스#류샹#남자 허들#실격#기록박탈
예산군, 제12회 자암김구 전국서예대전 공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