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첫 주말이자 연휴인 1~3일 서울 도심은 어딜가나 중국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평소에도 인파가 많은 명동, 동대문 상가, 백화점 일대는 관광버스 행렬과 중국인 관광객이 겹쳐 북새통을 이뤘다.
중국말로 ‘요우커(遊客)’라 불리는 이들은 중국 국경절 휴무(1~7일)를 맞아 서울 남산과 청계천, 고궁은 물론 동대문상가와 도심 백화점 등을 찾아 관광과 쇼핑을 즐겼다.
서울의 시민들이 오랜만에 축제를 즐기느라 멀리 지방으로 내려간 틈을 타 기존의 일본 관광객에 더해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을‘점령’한 형국이었다.
3일 북경서 온 한 요우커는 “국경절 연휴기간 일본과 한국을 두고 고민했는데 한국 아이돌 그룹을 좋아해 한국으로 결정했다“ 며 ”친구 4명과 함께 어제 입국해 8일간 머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5~6명씩 매장을 몰려다니며 백화점과 면세점에서 수백만 원어치 물품을 한꺼번에 구입하기도 했다. 명동거리에서는 발 디딜 틈 없이 인파가 붐비는 가운데 중국식 복장을 한 매장 직원들이 제품을 홍보하고 파느라 여념이 없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의 폭발적인 증가로 9월 한달동안 롯데면세점은 작년대비 115%, 신라면세점은 293%나 매출이 증가했고, 10월에도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도심의 한 백화점 안내 직원은 “연휴기간 평소보다 1.5배 정도 많은 중국 관광객이 방문한 것 같다”며 “주로 건강식품, 화장품, 명품 가방 등의 매장을 찾는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관광과 쇼핑 이외에도 한국의 카지노까지 점령했다.
서울 남대문로에 위치한 카지노 업체의 평소 피크시간대는 저녁 7시부터 새벽 2시지만, 지난 1일에는 오후 2시임에도 객장 점유율이 95%에 달했다.
특히 VIP룸은‘큰 손’들만이 낄 수 있는 자리로 게임 당 최소 20~50만원씩 베팅이 이뤄지지만 VIP룸에는 중국 관광객들로 만석을 이뤘다. 이용객들은 대부분 중국내 크고 작은 회사를 경영하는 CEO급이라는 게 카지노측 설명이다.
카지노의 한 관계자는 “일본 관광객들이 1만원씩 칩을 바꾼다면 중국인들은 10만원씩 바꿔 통 큰 베팅을 한다”며“이번 달은 요우커들 덕분에 영업이익이 매출액 증가폭 보다 더욱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즐거워했다.
한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지난달 30일 1만여 명이 입국한데 이어 1일과 2일에도 평소보다 15% 가량 많은 1만 3천여 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중국 국경절 휴무는 주말까지 더해 최장 9일을 쉴 수 있어, 이번 연휴기간에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최대 7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또 제주에는 2만5500여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됐다.
박순영기자 syp194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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